정부의 민생 안정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기조에 맞춰 2026년 소방청 예산안이 총 3,295억 원으로 확정되었다. 이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안전망을 촘촘히 보강하고 첨단 재난 대응 기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겉보기에는 전년 대비 0.5% 감소했지만, 국립소방병원 건립 등 이미 완료된 사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744억 원, 즉 29.2% 증가한 규모다. 특히 재난 대응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이 전년 대비 64.9% 대폭 확대된 점은 재정 효율성을 확보하면서도 현장 안전과 미래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복안이 엿보인다.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화재 안전망 강화에 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전국 노후 아파트 149만 8천 세대에 연기감지기가 보급되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는 산림 인접 마을 2,280곳에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주거 공간의 화재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최근 빈발하는 대형 산불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기적인 안목을 보여준다.
또한, 특수 소방장비 확충을 통해 재난 대응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한다. 중앙 119 특수구조대에는 182억 원이 투입되어 재난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장비가 대폭 확충된다. 산불 진화를 위한 중형헬기 1대, 초대형 물탱크 차량 4대, 고성능 화학차 2대가 신규 도입되며, 중용량포방사시스템 또한 전국 4개 중앙 119 구조본부 소속 화학센터에 보급된다. 이는 산불, 화학 재난은 물론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등 복합 재난에 대한 대응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형 재난 대응 R&D 예산 역시 대폭 확대되었다. ‘국민의 안전을 더욱 두텁게 하고, 소방관 보호를 위해 첨단 소방장비 도입에 필요한 R&D 역량을 강화하라’는 지시에 따라, 소방 연구개발 예산은 전년 대비 64.9% 증가한 503억 원으로 확대 편성되었다. 미래 인프라 화재 위험 대응 소방 기술 개발, 기후 위기형 복합 재난 대응 기술 개발 등 5개를 포함한 총 17개 신규 과제가 추진되며,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전략에도 부합한다.
더불어 소방공무원의 보건 및 안전 강화와 국립소방병원 본격 운영을 위한 예산도 편성되었다. 참혹한 재난 현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소방공무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찾아가는 상담실’ 상담사 18명 추가 배치 및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참여자 200명 확대 등 보건·안전 사업 예산으로 51억 원이 편성되었다. 또한, 2025년 3월 시범 진료, 6월 정식 개원을 앞둔 국립소방병원 운영에 394억 원이 투입된다. 국립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의 직무 관련 상병 치료와 유해인자 노출 관리 등을 전담하는 국가 최초의 소방 전문 의료기관으로, 소방공무원의 건강권 보장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일반회계 외에도 총 9,775억 원의 별도 재원이 확보되어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는 소방심신수련원 건립을 위한 국유재산관리기금 144억 원, 구조·구급장비 확충을 위한 응급의료기금 422억 원, 소방안전교부세 9,209억 원 등이 포함된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이번 예산안이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 안전망을 강화하고 첨단 기술을 접목해 미래 재난에 대비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재정 혁신 기조 속에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방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