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축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중요한 축인 ‘안전’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광명 아파트 필로티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필로티 공동주택의 구조적 취약성과 이로 인한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국토교통부는 ‘필로티 공동주택 화재안전 개선방안’을 확정하고, 이를 통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입주민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다각적인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고 대응을 넘어, 건축물 안전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는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은 특히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공동주택 3만 동에 대해 아크차단기와 자동확산형 소화기 설치를 정부 지원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크차단기는 전기적 결함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핵심 장치이며, 자동확산형 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즉각적인 초기 진압을 가능하게 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35만 동에 달하는 필로티 건물 중 28만 동이 주택이며, 이 중 22만 동(78%)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여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신속하고 실질적인 안전 보강책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동별 평균 200만 원 수준의 지원과 함께 건축물관리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이번 개선방안은 입주민의 자율적인 참여를 독려하며 화재안전 성능 보강을 촉진하는 ‘트렌드 리더십’을 보여준다. 외장재,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 등 화재안전 관련 정보를 건축물 대장에 명기하고 공동주택 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입주민들이 건물의 안전 상태를 명확히 인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대폭 확대했다. 또한,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한 화재 성능 보강 절차를 간소화하여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만으로도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점은 건축물 관리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중요한 변화다. 이는 건축물 안전 관리에 대한 소유자 및 관리 주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예방 활동을 지원하는 ‘책임 경영’의 실천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필로티 공간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 관리주체 법정 교육 포함 등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여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단지 내 자율적인 안전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축물의 주요 기능과 성능을 평가하고 이를 거래 정보에 연계하는 ‘건축물 성능 확인제도’ 도입을 통해 건축물 관리자의 지속적인 성능 관리 및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자발적인 안전 투자를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건축 문화를 조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안전 경영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고, 유사한 선제적 안전 강화 조치를 유도하며 한국 건축물 안전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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