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공간이 현대적인 예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문화적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사회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오는 9월과 10월 경복궁과 종묘에서 개최하는 「고궁음악회」는 문화유산 현대화의 중요한 실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고궁음악회」는 두 가지 핵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먼저,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경복궁 집옥재에서는 ‘발레×수제천’ 공연이 열린다. 이 공연은 2022년부터 호응을 얻어온 것으로, 한국 궁중음악인 ‘수제천’과 서양 궁중무용 ‘발레’를 융합한 크로스오버 무대를 선보인다. 이는 동서양 고전 예술의 조화를 통해, 우리 전통 음악의 깊이와 발레의 우아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공연은 수제천과 고전 발레의 조화를 담은 <발레 정재>, 로맨틱 발레와 전통음악의 만남인 <발레 판타지>, 그리고 신진 무용수들의 현대 발레 <발레 비나리>로 구성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케이아츠(K-Arts) 발레단, 국립국악원 정악단 등 9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 예매는 9월 9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1인당 2만 원이다.
또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종묘 영녕전에서는 종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30주년을 기념하는 ‘풍류에 제례악을 더하다’ 공연이 개최된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종묘제례에서 연주되는 종묘제례악과 첼로, 국악관현악의 협연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종묘제례악을 선보인다. 더불어 새로이 창작된 종묘제례 절차도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종묘제례악보존회, 세종국악관현악단 등이 참여하여 제례악과 현대음악의 조화를 이룰 예정이다. 이 공연은 종묘를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이 현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고궁음악회」는 문화유산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의 예술과 만나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특히, 전통 음악과 발레의 융합, 그리고 제례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는 동종 업계의 다른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에도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트렌드를 선도하며, 국민들에게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풍성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국가유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