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보존과 국민과의 소통 강화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궁궐은 단순한 유적을 넘어,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중요한 거점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의 「창덕궁 깊이보기, 희정당」 프로그램 운영은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이자 왕의 집무실로 사용되었던 희정당 내부를 한시적으로 공개하는 특별한 기회다. ‘밝은 정치를 베풀다’라는 뜻을 지닌 희정당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된 후 1920년에 재건되는 과정에서 전통 건축 양식과 근대 문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건축적 특징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복원을 넘어, 조선 후기와 근대 왕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현장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인다.
그동안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내부 관람이 제한되었던 희정당은 2019년부터 지붕, 마루, 창호, 벽지, 카펫, 전등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러한 복원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희정당의 공간적 가치와 그 안에 담긴 역사·문화적 맥락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중앙 접견실에서 만날 수 있는 해강 김규진의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경도〉 모사도는 궁중 회화에서는 드물게 금강산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일제 강점기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창덕궁 깊이보기, 희정당」 프로그램은 9월 1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두 차례 운영되며, 국가유산해설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통해 관람객들은 희정당의 숨겨진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문화유산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경험과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문화유산 개방 노력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관들에게도 영감을 주며,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