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강국의 근간이자 K-컬처의 원천으로서 K-헤리티지의 위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9월 8일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 속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K-헤리티지’라는 비전 아래, 국민 중심의 국가유산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K-헤리티지를 통해 글로벌 유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유산의 보존을 넘어, 사회 전반의 문화적 자산을 미래 가치로 확장하고 국민 생활 속으로 깊숙이 통합하려는 거시적인 흐름을 반영한다.
새롭게 출범한 국가유산청은 ‘열린 국가유산’ 실현을 목표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분야의 유산과 ‘우리 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국민들이 국가유산과 더욱 가까이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다. 철도역사, 발전소, 조선소와 같은 산업유산, 영화 및 대중가요 초기 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유산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고궁 야간개방 확대와 미공개 유산 개방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현장 중심의 규제 개혁을 통해 대규모 개발 사업과 국가유산 보호 간의 쟁점을 해소하고, ‘경주 황리단길’과 같은 고도 정비 모델을 전국 9대 역사문화권으로 확산시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는 문화유산을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기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나아가 급변하는 기후 위기에 대비하여 국보, 보물 등 목조문화유산의 방재 설비 고도화와 AI 기반 재난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가유산의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더불어, 국가유산청은 AI 및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K-헤리티지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한다. 국가유산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고 사용자 맞춤형 AI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며, 3D 원천 자원 확충을 통해 게임, 영화 등 연관 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이는 K-컬처의 원천으로서 K-헤리티지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가유산 문화 상품 매출 급증(’20년 약 40억원→’24년 약 120억원)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바탕으로 경복궁 플래그십 스토어 조성 등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2026년 부산에서 개최될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성공 개최를 통해 글로벌 소프트 파워를 제고하고,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 등 K-헤리티지의 가치를 확산시킨다는 계획도 추진된다. 또한, 국외소재유산 환수 전략을 강화하고 해외 주요국에 한국 전통 조경을 조성하여 K-전통 조경의 세계화를 모색한다.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한 문화유산 교류 재개 및 개성 고려궁성 공동 조사 재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유산청은 조직, 인사, 예산 혁신을 통해 국가유산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성과 중심의 조직 및 인사 관리를 도입하고, AI와 K-헤리티지 글로벌 브랜드화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보다 생산적인 행정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이 국민의 자랑과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K-헤리티지의 가치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정책 발굴과 재정 확대를 약속했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자산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국가적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