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을 중심으로 한 지역 내 협력 논의가 다각화되면서, 관련 국제회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동기 외교부 아세안국장은 9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3(APT)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하여, 한국의 지역 외교 기조와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향후 역내 질서 형성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재확인했다.

아세안+3은 1997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출범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 간의 경제 등 20여개 분야 기능협력을 추진하는 역내 가장 제도화된 협력체이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는 2005년 출범한 역내 주요국 정상들 간의 전략적 협의체로,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하여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미국, 러시아 등 1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의체는 단순한 현안 논의를 넘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역내 안정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이동기 국장은 우리 신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아세안 중시 외교 기조를 재확인하며,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에 대한 한국의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는 2025년 5월 제46차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채택될 예정인 장기 전략 문서로, 향후 20년간 ‘회복력 있는, 혁신적, 역동적,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은 단순한 지역 연합을 넘어, 공동의 가치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아세안의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아세안+3 고위관리회의에서는 역내 경제 활성화 및 복원력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들이 논의되었다. 이동기 국장은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 육성, 그리고 숙련 노동 인력 양성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와 아세안+3 차원의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이 가진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역내 경제 생태계 발전에 적극 동참할 의지를 밝혔다.

또한, 오는 10월 개최될 제20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EAS 20주년 쿠알라룸푸르 선언’ 등 의미 있는 결과 문서 채택을 통해 EAS가 정상 주도 포럼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미얀마, 남중국해 등 역내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적 소통과 공동 대응 의지를 결집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동기 국장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취해왔으며, 앞으로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임을 설명하며, 이러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아세안 및 EAS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는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동력을 얻고자 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번 고위관리회의에서의 논의 결과는 오는 10월 개최될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그리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다자회의 참여를 통해 아세안 중심의 지역 질서 강화에 기여하고, 역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며,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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