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예술계는 개인의 예술적 탐구를 넘어 사회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 전시와 행사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ESG 경영 확산’과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거시적 트렌드 속에서, 특정 작가의 오랜 예술적 여정이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선 의미 있는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김홍주 작가의 개인전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회화라는 매체의 본질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작가의 궤적을 조명하며, 예술계 전반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1970년대 ST(Space and Time, 전위적 개념미술) 그룹 활동을 시작으로 극사실 회화, 서체 회화, 구상적 이미지 등 다양한 양식을 실험해 온 김홍주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이러한 오랜 탐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최근 신작과 과거 작업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무엇을 그렸는가’, ‘무엇처럼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발생→조건→체험→지각’이라는 네 단계를 순환하는 과정을 통해, 특정 대상을 의미로 고정시키기보다 관람객 스스로가 작품 앞에서 낯설어지는 경험을 통해 회화의 본질적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이끈다. 이번 전시에 포함된 ‘무제’ 세 점은 얼핏 조각처럼 보이지만, 이는 작가의 관점이 응축된 하나의 표현 방식이다. 버려진 사물을 줍고 캔버스 회화의 재료를 덧입히거나 흩뿌리는 등, 김홍주 작가의 회화는 ‘그 앞에 선 감각이 어떻게 낯설어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에게 능동적인 사유를 요구한다.
이러한 김홍주 작가의 작업은 개별 작품의 성취를 넘어, 예술이 어떻게 시대적 요구와 소통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사례를 제시한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작가들에게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성찰하고, ‘무엇을 표현하는가’를 넘어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확장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사회적 목표와 맥을 같이 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단순히 감상의 대상을 넘어 능동적인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현대 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