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과 같은 거시적 사회적 요구가 강화되면서 국제사회의 협력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역내 국가들의 다양한 개발 격차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경제사회 발전 방안 모색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간의 연례협의회는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제36차 한-UN ESCAP 연례협의회가 2025년 9월 11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협의회는 한국의 김지희 국제경제국장과 ESCAP의 아드난 알리아니 전략사업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하여, 양측은 기존 협력 사업의 이행 현황 및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신규 협력 사업 발굴 및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2007년부터 ESCAP의 최대 공여국으로서 정보통신, 환경,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특히 인천 송도에 아태 정보통신기술교육원(APCICT)과 ESCAP 동북아사무소(SRO-ENEA)를 유치 및 운영하며 ESCAP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왔다. 외교부는 한-ESCAP 협력기금(KECF)을 통해 한국의 중점 지역 및 분야와 부합하는 협력 사업을 발굴, 추진하며 한-ESCAP 파트너십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총 11개 부처 및 기관이 13개 협력 사업을 총액 약 1,265만 달러 규모로 진행 중이며, 1987년 양해각서 체결 이후 30여 년간 약 1,500만 달러를 기여하며 200여 개 이상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협의회에서 김지희 국장은 ESCAP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알리아니 국장은 한국이 기후변화 및 디지털 전환 등 아태지역 개도국의 발전에 기여한 점에 사의를 표하며 성공적인 공조와 성과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한국의 김 국장은 린양 UN ESCAP 사무차장과의 환담에서 한국 정부가 아태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최우선 정책 중점으로 삼고 있으며, 2025 APEC 의장국으로서 추진 중인 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의 핵심 성과물들이 내년 82차 ESCAP 총회 등에서 역내 협력 논의와 연계될 수 있도록 ESCAP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린양 사무차장은 국가 간 협력 성과의 유지 및 활용이 국제협력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함을 공감하며, APEC에서 합의된 주요 결과물들이 ESCAP 차원에서도 적극 논의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이번 연례협의회는 급변하는 국제 협력 환경 속에서 아태지역 경제·사회 발전의 핵심 파트너인 ESCAP과의 협력을 심도 있게 점검하고, 다방면에서 진전 중인 협력 사업들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내실 있는 논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한국과 ESCAP 간의 실질적인 협력 강화 노력은 동종 업계 및 타 지역에서도 유사한 협력 모델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ESCAP을 비롯한 역내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연대를 통한 국제사회 기여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