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면서, 기업들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기업 경영을 넘어, 공공기관 및 시설 운영에도 점차 확산되며 동물 복지와 생태계 보전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주목받는 곳이 바로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청주동물원’이다. 1997년 개장하여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동물원은 최근 환경부로부터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되며, 동물원 역할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점동물원’ 제도는 2023년 12월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 단순한 동식물 전시 공간을 넘어 동물원 역량 강화, 동물 질병 및 안전관리 지원, 종 보전 및 증식 과정 운영 등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물원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청주동물원은 이러한 거점동물원의 첫 사례로서, 변화하는 동물원의 위상과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천 사례로 분석된다.

청주동물원이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서 주목받는 이유는 구체적인 시설 개선과 운영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환경부 ‘생물자원보전시설 설치사업’을 통해 야생동물보호시설을 구축하여 시야가 넓은 초원을 선호하는 사자에게 과거보다 훨씬 넓고 자연 친화적인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서식지 조성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또한, 사고로 인해 자연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조난 동물들을 위한 ‘토종동물 구조보호구역’을 운영하며 재활되지 못하는 동물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태계 교란종’ 거북 5종을 입양 및 보호하며 유기된 생물들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물 전시를 넘어 생태계 보전이라는 더 넓은 범위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 전시관’을 통해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동물이 느끼는 시선과 공간에 대한 압박감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더불어, 떠난 동물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관 조성은 동물이 살아있는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의 목적을 위해 혹은 동물을 위한다 해도 동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채로 야생동물을 잡아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들에게 늘 빚진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동물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 외에도 청주동물원은 장애인, 임산부, 65세 이상 고령자 등을 위한 모노레일 운영 및 2023년 열린 관광지 선정 등 보편적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청주동물원은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서 동물 복지 향상과 생태계 보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며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청주동물원이 ‘거점동물원’으로서 동물원 역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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