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ESG 경영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별 기업의 적극적인 실천 사례는 전체 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가 발표한 ‘상생연대 수출금융’ 지원 확대 소식은 이러한 거시적인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이번 발표는 미국발 관세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금융 지원 방안의 일환이다. 지난 9월 12일, HL 그룹과 하나은행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수출금융 지원 협약’을 체결하며 80억 원의 공동 출연금을 조성했다. 이 기금을 바탕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총 1,000억 원 규모의 우대 대출보증을 협력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하나은행, 무역보험공사가 지난달 체결한 협약에 이은 두 번째 사례로, 민관이 협력하여 특정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HL 그룹은 자동차부품(HL만도, HL클레무브 등), 건설(HL디앤아이한라 등), 산업용 로봇(HL로보틱스)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는 기업집단이다. 이번에 조성된 기금은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는 자동차부품 업종에 우선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세부적인 우대 사항은 후속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수출 공급망 전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

박정성 무역투자실장은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고 우리 산업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정부 역시 수출 및 투자 환경 안정화를 위해 지난 9월 3일 발표한 ‘미국 관세 대응 후속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HL 그룹의 사례는 앞으로 철강 등 다른 수출 주력 업종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한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ESG 경영의 중요한 실천 모델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유사한 금융 지원 협약 체결을 통한 산업 생태계 강화 노력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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