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봄·가을철 전력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에는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조절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망 비상 대응 능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가을철 경부하기 대비 전력계통 안정화 모의 훈련을 실시하며, 급증하는 출력 제어 필요성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점검했다.

이번 훈련은 9월 16일 나주 전력거래소에서 전력거래소,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주요 관계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훈련의 핵심은 실시간 전력 수급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출력 제어 등 실시간 조치의 신속 대응력을 점검하는 데 있었다. 또한, 가을철 경부하기 대책 전반에 대한 준비 사항과 기관 간 유기적인 조치 계획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호현 산업부 2차관은 훈련 참관 후 “전력망 사고는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사전 준비와 24시간 빈틈없는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긴 추석 연휴가 있는 올 가을철에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경부하기 전력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은 발전량과 소비량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에 맞춰 발전량을 높이는 만큼, 봄·가을철 경부하기에는 감소한 냉난방 수요에 맞춰 전력 수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는 주간에 발전량이 많아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수급 균형을 위해 일정 수준의 출력 제어가 불가피하다. 이는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재생에너지가 원활하게 전력망에 연결되도록 돕는 중요한 조치다. 미국 CAISO 4%, ERCOT 6%, SPP 9%, 일본 규슈 7% 등 해외 주요국에서도 이미 출력 제어율을 기록하며 이를 관리하고 있다.

전력 당국은 봄·가을철 경부하기에 대비하여 원전 정비 일정 조정, 석탄 발전단지 운영 최소화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전력 수급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간 시간대 발전량 증가로 수급 균형에 차질이 우려될 경우, 일부 원전 및 재생에너지 발전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출력 제어’와 같은 조치를 통해 전력망 수급 균형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은 특히 올 가을 장기간의 추석 연휴로 인해 최저 수요가 예상되는 추석 당일 전력 수급 상황을 가정하여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선제적 안정화 조치, 플러스 DR(수요반응) 등 수요량 증대, 출력 제어 대상 사업자 사전 안내 및 유관기관 협업 체계 등 전력망 안정 운영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와 실제 출력 제어량 산정, 지시 및 이행 과정을 점검했다. 또한, 당일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에 대비한 실시간 비상 대응 체계 역시 함께 점검하며 실효성을 높였다.

우리나라의 출력 제어 이슈는 제주도에서 2015년부터, 육지에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육지 출력 제어량은 2023년 0.3GWh에서 2024년 13.2GWh, 2025년 상반기에는 164GWh로 급증하며, 2025년 상반기 출력 제어량이 전년도 전체 출력 제어량의 약 12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발전원별 출력 제어율은 태양광 0.3%, 풍력 0.4%, 기타 연료 0.2%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으로, 전력 당국은 신속한 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ESS 중앙계약시장 개설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며 재생에너지 확대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인프라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재생에너지 기반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2025년 가을철 경부하기 계통안정화 대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으로,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과제인 전력망 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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