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과 경쟁 심화 속에서 장시간 근로라는 그림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근무 환경은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급성심장정지라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11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일반적인 근무 시간(7~9시간) 대비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약 1.63배 증가한다는 국외 연구 결과는 장시간 노동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시사한다. 급성심근경색은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이는 곧 과도한 근로가 개인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기업은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2013년 2만 9,356건에서 2023년 3만 3,586건으로 증가하며 매년 3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급성심장정지가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며, 우리 사회 전반의 건강 안전망 구축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는 심부전,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등 기존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급성심장정지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개인의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저 질환을 가진 근로자를 위한 직장 내 특별 관리 및 예방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병원 차경철 교수팀의 정책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심장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건강한 생활습관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카드 뉴스를 배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카드 뉴스는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위험 질환, 근무 형태 및 시간에 따른 위험성, 그리고 일상생활 및 직장에서 실천 가능한 예방 수칙 등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급성심장정지 예방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다. 질병관리청은 건강한 근무 환경 조성과 적절한 휴식 확보가 급성심장정지 예방을 위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직장 내 과도한 연속 근무 자제, 저녁/야간 근무 최소화, 업무 후 충분한 휴식 및 수면 확보 등을 권고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급성심장정지는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지만, 생활습관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면 예방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안전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근로자의 심장 건강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이 ESG 경영의 사회적 가치 실현 측면에서 근로자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노력이 동종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때, 우리는 비로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