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국가 차원의 기후 적응 능력 강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기후 변화를 능동적으로 감지하고 예측하며, 이에 대한 국가 산업 및 사회 전반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은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환경부가 발표한 ‘국가 기후적응 역량 강화 AI’ 계획은 과학적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하여 기후 위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발표는 국가 기후 변화 감시 및 예측 시스템의 고도화를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상·기후 감시 위성 개발과 더불어 1개월에서 최대 10년까지의 예측 범위를 갖춘 국가 기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기후 변화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고 단기적인 이상 기후 현상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여, 선제적인 대응 전략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국가 표준 시나리오 개발과 기후 위험 통합 평가 모델 구축을 통해 잠재적 기후 위험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홍수 및 가뭄 예방 대책을 강화한다. 특히 AI 기반 홍수 예보 확대, 수해 감시 전용 통신 위성 개발, 도시 침수 예보 및 대응 인프라 확충, 그리고 수자원 연결망 활용 가뭄 대비 등은 AI 기술이 실질적인 재난 예방과 대응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예시들이다.
더 나아가, 이번 계획은 국가 인프라의 안전성 강화와 도시 기후 탄력성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댐, 하천 등 국가 인프라의 안전 진단 및 설계 기준 강화, 녹색 공간 조성, 자연 환경 복원 사업 추진 등은 기후 변화에 강한 도시 및 국가 기반 시설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경제 및 사회 대응력 강화 차원에서는 농·수산 부문의 기후 위기 대응력 강화와 반도체 초순수 공급 체계 구축을 통해 핵심 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후 위기 취약 계층에 대한 실태 조사 전국 확대 및 맞춤형 인프라 지원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한다. 감시, 예측, 위험 영향 분석까지 아우르는 기후 위기 적응 정보 통합 플랫폼 구축과 제4차 국가 기후 위기 대응(적응) 대책 수립·추진은 이러한 모든 노력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확고히 한다. 이러한 AI 기반의 통합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방식은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기후 적응 전략 수립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기후 변화 대응 선도 국가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