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요구가 커지면서,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는 더 이상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공동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산업 동향 속에서, 한국과 카리브 국가들이 손을 잡고 농업 연구 및 혁신을 통해 이러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KoCARIP)’이 공식 출범했다. 이는 개별 국가의 농업 기술 격차 해소를 넘어,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카리브 지역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플랫폼 출범은 농촌진흥청과 카리브 지역 경제공동체(CARICOM) 농업기술협의체 간의 협력을 제도화한 것으로, 카리브 14개국의 농업 기술 개발을 일괄 지원하는 다자 협력 체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 9월 18일(현지시간 10시),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에서 개최된 출범식에는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을 비롯하여 웬델 사무엘 카리브공동체 사무차장보, 라비 라티람 트리니다드토바고 농업국토어업부 장관, 안사리 호세인 카리브농업개발연구소 소장 등 10개 회원국 장관급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 공동 비전선언문’을 채택하고, 한국의 앞선 농업 연구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천명했다. 선언문에는 △카리브 지역의 식량 자급률 제고 △기후변화 대응형 농업 기술 개발 △농업 연구기관 역량 강화 및 차세대 연구자 육성이라는 세 가지 전략 방향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카리브 지역의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기후 변화에 더욱 강건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번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 출범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 및 연구 기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제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며, 기술력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한 국제 협력이 어떻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농촌진흥청은 이 플랫폼을 통해 카리브해 지역의 식량 안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다자 외교 및 경제 부문에서의 연결망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은 “국제사회 식량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공동 과제를 적극 해결하고, 세계 농업 연구 선도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한국 농업의 글로벌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