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과 문화 다양성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ESG 경영이 사회 전반의 핵심 가치로 부상하면서,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 마한 문화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문화유산청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와 전라남도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마한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국립목포대학교 7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전라남도 마한 문화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 국제학술대회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라남도 마한 유적의 학술적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로 연결 짓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대회 첫날에는 께리아 짜우 손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캄보디아 의장의 기조강연 「캄보디아 고대 유적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최근 동향과 국제 협력」을 시작으로, 전용호 국가유산청 연구원, 최영주 선문대학교 교수, 오동선 국립순천대학교 교수 등이 각각 마한 고분군의 분구 및 석실, 옹관고분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발표하며 한국 고대 사회의 독창적인 장묘 문화를 조명했다. 더불어 중국 양저 유적과 일본 모즈·후루이치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사례 분석은 동아시아 고분 문화의 상호 영향 관계 및 비교 연구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마한 유적의 맥락을 확장했다.
둘째 날에는 배기동 전 국제박물관협의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연합(ICOM ASPAC) 회장의 기조강연 「한반도 영산강유역 마한문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을 통해 향후 등재 추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서 박해현 초당대학교 교수, 김주호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원, 이동희 인제대학교 교수는 문헌, 생산 유적, 생활·제의 유적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마한 문화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탐색했으며, 홍보식 국립공주대학교 교수는 동아시아 고분 유산과의 비교를 통해 마한 고분(군)의 탁월한 가치를 재확인했다. 각 발표 후에는 이정호 호남고고학회장과 신희권 이코모스(ICOMOS) 사무총장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하며, 전남 마한 유적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과 학술적, 행정적 기반 마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누구나 현장 등록을 통해 참석 가능했으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이 행사를 기점으로 전라남도 마한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앞으로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학술적, 행정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개별 유산의 가치를 넘어, 문화유산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산업적, 사회적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