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가치 확산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현장의 기술 수요를 파악하고 연구 성과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스마트 농업 기술 도입과 치유 농업 확산 등 농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내며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9월 24일, 평택의 양봉 농가와 양평의 치유 농장을 연이어 방문하며 농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했다. 평택 양봉 농가에서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이상 기후로 인한 꿀벌 사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그늘막 시설 및 저온 창고 지원과 함께 밀원수 식재 확대, 수입 벌꿀 대응 고품질 벌꿀 생산 및 가공 기술 보급을 요청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한 농업 분야의 취약성과 더불어,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에 이 청장은 스마트 양봉사 기술 개발 및 보급, 밀원수 식재 확대를 위한 기관 간 협력 강화, 그리고 국내 양봉산물의 기능성 연구 결과 홍보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 방안 마련을 약속하며 현장 밀착형 연구 개발의 의지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반복되는 꿀벌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꿀벌응애 조기 검출 장치’ 개발에 착수했으며, 불볕더위 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 양봉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후 방문한 양평의 ‘ㄷ’ 치유 농장에서는 아동 대상 치유 농업 프로그램의 운영 현황을 살피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지역아동센터, 농장주 등은 프로그램 운영 성과와 함께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치유 농장은 단순한 농업 생산 공간을 넘어, 복지, 교육, 정서적 안정까지 포괄하는 복합 공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청장은 방문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철저한 관리를 강조하며, 치유 농업의 융복합 프로그램 확산과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고 농업의 치유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갈 것을 천명했다. 이는 농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및 지역 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치유 농업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번 농촌진흥청장의 현장 방문은 연구 성과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고, 농업 현장의 실질적인 수요를 반영한 미래 지향적인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마트 농업 기술의 확산과 치유 농업의 발전은 농업의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농촌의 사회적 가치 증진에도 크게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