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이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면서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첨단 기술을 농업 분야에 접목하여 생산성 향상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농촌 인구 감소라는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한 농업 현장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은 병해충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지난 9월 24일 개최한 ‘원예작물 병해충 분야 공동연수(워크숍)’는 이러한 최신 동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병해충 관리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각계 연구자와 관련 산업체 전문가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기술이 농작물 병해충 방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디지털 기반 병해충 대응 기술 개발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작물의 생육 단계, 당시의 기상 조건, 그리고 병해충 발생 양상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제 시기를 제안하는 ‘디지털 방제력*’ 기술은 농가별 맞춤형 방제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단순한 병해충 진단 및 방제를 넘어,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과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의 단면을 보여준다.

함께 참여한 산업체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병해충 발생 예측 모형 개발 △병해충 탐지 기법 등 더욱 발전된 방제 기술 개발 현황과 현장 적용 가능성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더불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병해충 연구개발 추진 현황과 향후 과제를 공유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발표들은 개별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결합될 때, 농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 진행된 종합 토론에서는 앞으로의 협력 방안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정밀 방제 시스템의 보급 확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경량화 및 저비용 기술 개발 △기후변화에 따른 신속한 예방 관찰(예찰) 및 진단 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김대현 부장은 “고령화와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해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은 병해충 관리의 필수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업체, 관련 기관과의 연구 및 협업을 강화하여 농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농업 기술 발전이 단순히 생산성 향상을 넘어, 사회 구조적 변화에 대한 응답이자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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