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걸쳐 인권 보호와 사회적 약자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장애인 학대 문제 또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4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는 장애인 학대 신고 건수 증가 추세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사회적 관심 증대와 함께 더욱 체계적인 대응 및 지원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장애인 학대 관련 신고 건수는 총 6,031건에 달하며, 이 중 학대 의심 사례는 3,033건으로 전체의 50.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치로, 장애인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대 의심 사례 중 장애인 당사자의 본인 신고가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장애인들의 권리의식이 향상되고, 자신에게 가해지는 학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보고서 분석 결과, 학대 피해를 입은 장애인 중 발달장애인(지적장애, 자폐성장애)이 71.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피해 장애인의 연령대별로는 30대 이하의 아동, 청소년, 청년층이 63.5%에 달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학대 발생 위험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학대 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가 33.6%로 가장 많았으며, 정서적 학대 26.5%, 경제적 착취 18.6%가 그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학대 사례 중 31.7%가 중복 학대의 피해를 겪었으며, 재학대 피해 역시 5년 전 대비 약 3.9배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회성 학대 방지를 넘어, 피해자 지원 및 사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학대 행위자로는 지인이 22.6%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5.7%, 부(父) 10.4%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 발생 장소는 피해 장애인 거주지가 4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통계적 사실들은 장애인 학대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 전반에 걸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 학대 신고 건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사회적 관심 증가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장애인 학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인력 및 예산 확보를 통해 예방 교육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변호사 및 학대 조사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등 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동종 업계 및 관련 기관들이 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자원 투입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활발히 이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장애인 학대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