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현장에서 농기계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농작업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수확철을 맞아 농기계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개별 농기계 사고 발생 사례를 넘어, 전반적인 ‘농업 안전 관리 시스템 강화’라는 거시적인 산업 동향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실질적인 예방 조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2024 농작업 안전재해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2019~2023년) 동안 연평균 1,166건의 농기계 관련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71명의 사망자와 74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집중되는 시기는 주로 10월(12.7%)과 5월(12.3%)이었으며, 이는 수확 및 파종 등 특정 농작업이 집중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농기계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5년 평균 13.1%로,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4% 대비 약 9.3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체 농기계 교통사고의 73.1%가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는 통계는 고령 농업인의 안전 확보라는 사회적 과제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통계는 농기계 안전사고가 단순히 개별 운전자의 부주의를 넘어, 농업 환경 전반의 안전 관리 시스템 개선이라는 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농촌진흥청은 구체적인 예방책으로 농작업 전 장비 점검을 필수화하고, 부품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으며, 이상 발견 시 즉시 사용을 중지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경운기나 트랙터의 경우, 작동 전 바퀴, 브레이크, 조향 장치의 상태를 점검하고 엔진오일, 연료, 냉각수, 배터리 잔량 등 기본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전조등, 후미등과 같은 등화 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확인, 타이어 공기압 및 마모 상태 점검, 유압장치 및 동력인출장치(PTO) 누유 점검, 운전석 안전띠 및 전복방지프레임(ROPS) 작동 여부 확인 등 기계별 특성에 맞는 세부 점검이 요구된다. 작업복은 헐렁한 복장 대신 몸에 잘 맞는 것을 착용하고, 안전모, 장갑, 안전화 등 보호구 착용 또한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농기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음주 운행 금지, 전방 주시 등 주의 의무 철저 준수가 강조된다. 특히 야간 운행 시에는 반사판 및 등화 장치 부착과 더불어 차량 통행이 적은 농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령 농업인의 경우 반응 속도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농업인안전팀 김경란 팀장은 “수확철에는 농기계 사용이 빈번해지며 안전사고 역시 더 많이 발생하곤 한다”며, “평소 농작업 전후 안전사고 지침을 숙지하고 제대로 실천해 안전한 영농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농촌진흥청의 발표는 농업 현장에서의 ‘안전 제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관련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제기하며, 동종 업계 및 관계 기관에 안전 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