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맺은 장기 파트너십은 단순한 문화 후원을 넘어, 예술을 통해 미래 사회의 중요한 가치들을 탐색하고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이하는 ‘현대 커미션(Hyundai Commission)’은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려는 현대자동차의 의지를 담고 있으며, 이번 마렛 안네 사라 작가의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는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라는 거시적 맥락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전시는 10월 14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에서 개최된다. ‘현대 커미션’은 2014년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의 파트너십 체결 이후 매년 혁신적인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온 대표적인 전시 프로젝트다. 이번 열 번째 커미션 작가로 참여하는 마렛 안네 사라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에 걸친 사프미(Sapmi) 지역에 거주해온 선주민인 사미(Sámi) 공동체의 일원이다. 작가는 순록 목축과 관련된 재료 및 방법론을 활용하여 동물, 대지, 물, 인간 간의 호혜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다. 영국에서의 첫 대규모 전시인 이번 기회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사미 사회가 직면한 생태 문제를 조명하며, 사미 선주민 문화의 핵심인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 공존의 관계와 상호 연결성’을 고찰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전시 제목인 ‘Goavve-Geabbil’은 주요 작품인
현대자동차는 이번 전시가 공존의 가치에 주목하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혜를 발견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미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필립 파레노, 수퍼플렉스, 타니아 브루게라, 카라 워커, 아니카 이, 세실리아 비쿠냐, 엘 아나추이, 이미래 등 다수의 영향력 있는 작가들을 소개해 온 현대 커미션은, 이번 마렛 안네 사라 작가의 전시를 통해 역시 선주민 문화와 생태 문제라는 중요한 주제를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가 단순한 기업 이익 추구를 넘어, 문화 예술 후원을 통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ESG 경영의 실질적인 확산에 기여하려는 전략적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지속가능한 가치를 예술과 접목하여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문화 예술 후원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