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학들은 단순 교육기관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건국대학교가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김정옥 이사장의 80억원 기부 약정을 통해 인문학 교육 및 문화예술 인프라 혁신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약정은 단순히 일회성 기부를 넘어,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더 큰 비전과 맞닿아 있다.

건국대학교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인문학관 강의동 1층 로비에서 문과대학 K-CUBE 개소를 기념하는 ‘영산 김정옥 이사장 인문학-공연시설 조성기금 약정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옥 이사장은 80억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으며, 이 기금은 K-CUBE 공간 조성뿐만 아니라 새천년관 대공연장 리노베이션, 김정옥 교수 문과대학 장학금 및 학술지원 기금 조성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새롭게 개소한 문과대학 K-CUBE는 기존의 열람실 형태에서 벗어나 세미나, 토론, 팀 프로젝트 등 협동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개방형 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전자칠판과 1인 미디어 제작 장비 등을 갖춘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되어 학생들이 전공 기반의 실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교류할 수 있는 창의적인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옥 이사장은 건국대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20년 가까이 재직했으며, 1989년부터 꾸준히 발전기금 및 장학기금을 기부하며 인문학 진흥과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에 크게 기여해왔다. 김 이사장은 “건축대 문과대학에서 보낸 세월은 인생의 큰 자부심이었기에, 문과대 발전에 기금이 활용되게 돼 매우 뜻깊다”며 “학생들이 이 공간에서 토론하고 사유하며, 인문학이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종필 총장 또한 “기부자님의 변함없는 학교 사랑과 인문학에 대한 깊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새롭게 단장된 K-CUBE는 학생들이 학문과 예술을 넘나들며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은 인문학의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인문학적 의미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인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유럽정신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와 연계함으로써 한국적 인문학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번 건국대학교의 사례는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재고하는 데 있어 고액 기부와 인프라 혁신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대학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문학 교육 및 문화예술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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