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제 특정 분야를 넘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적 요소로 부상하면서, 각국은 AI 강국 도약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개최된 ‘제1회 산업 AI 엑스포’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혁신을 이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를 제시했다.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제1회 산업 AI 엑스포’는 ‘AI와 산업의 융합,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다’라는 주제 아래 100여 개 국내 기업이 참여하여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엑스포는 AI 기술이 제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하드웨어 탑재형 AI, 즉 ‘피지컬 온 디바이스 AI’의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AI 개발 환경의 필수 기반인 고성능 워크스테이션부터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및 제조, 운송 로봇까지, AI가 실제 산업 생태계에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엑스포에서는 AI 개발 환경을 위한 HP 코리아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과 모빌린트의 AI 연산 특화 장치인 NPU 등이 소개되었다. NPU는 기존 GPU 대비 AI 연산에 최적화되어 전력 비용을 60%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의 비용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에이 로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에릭스’와 클레비의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AI를 탑재한 드론 및 로봇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복제하는 시연은 AI의 높은 활용도를 입증했으며, 특히 사람 형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재 사람에게 맞춰진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지녔다. 비록 배터리 문제와 같은 숙제가 남아있지만, 로봇 팔과 같은 형태의 로봇들이 이미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AI 기술의 빠른 진화를 방증한다.
이 밖에도 제조 공정에서 곡면에서도 나사를 맞추는 스포티의 AI 기술은 소량 맞춤 생산 시스템에 적합한 AI의 뛰어난 대처 능력을 시연했으며, 농업 현장에서 블루베리를 운송하는 로봇 ‘일로’는 AI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대안임을 제시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단순히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산업 현장에 깊숙이 들어와 인간의 판단을 돕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엑스포의 부대 행사로 진행된 AX스테이지의 AI-Tech 세미나와 AI 스타트업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스테이션 등은 AI 기술의 확산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했다.
지난 9월 8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는 AI를 국가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수립을 예고하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1회 산업 AI 엑스포’는 이러한 국가적 노력과 맞물려 AI가 산업 현장의 안전과 정확성을 높이고, 나아가 인간 지능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의 결합은 사무실에서 현장 사고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확하고 안전한 산업 환경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던 산업 AI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