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K-농업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농업이 과거의 틀을 넘어 기술, 문화, 사람을 아우르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역동적인 현재와 미래를 명확히 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히 농산물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농업과 삶’, ‘농업의 혁신’, ‘색깔 있는 농업’, ‘활기찬 농촌’이라는 네 가지 주요 주제관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첫 번째 주제관인 ‘농업과 삶’은 국민의 삶과 역사 속에 깊숙이 자리한 농업의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올해의 농산물인 감자의 다채로운 변신이 눈길을 끌었다. ‘서홍’, ‘골든에그’ 등 생소한 품종부터 감자를 활용한 수제 맥주와 화장품까지, 감자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공익 직불제에 대한 현장 설명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이해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축산물품질평가원 부스에서는 꿀 등급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제도는 국내산 천연 벌꿀을 8가지 항목으로 평가하여 등급을 판정하고, QR코드와 유통관리 번호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품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더불어, ‘좋은 쌀을 고르는 팁’ 강연에서는 도정 일자와 단일 품종 확인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지역별 쌀 품종의 특징과 그에 맞는 요리법까지 소개되어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농업의 혁신’관은 첨단 기술이 농업과 만나 그려내는 미래를 제시하며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별 로봇은 상처 난 과일을 0.1초 만에 골라내는 능력을 선보이며, 사람이 17개의 불량 과일을 선별하는 동안 43개를 선별하는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셰프의 손맛을 재현하는 조리 로봇은 미래 식량 생산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품종 개발을 위한 과실 특성 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과일의 무게, 길이, 품종 등 외관 특성을 조사하고 과즙을 짜내 당도를 측정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농업 생산 과정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면모를 체감했다. ‘그린시스’ 품종의 배를 시식하고 당도를 측정하는 경험은 참가자들에게 농업인이 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색깔 있는 농업’관은 K-푸드를 비롯한 도시농업, 화훼 등 농업의 다채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캔에 담긴 홍어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는 농업이 가진 무한한 창의성을 보여주었으며, 다양한 떡과 전통주, K-미식 벨트에 대한 소개는 한국 농업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마지막으로 ‘활기찬 농촌’관은 농촌 소멸 위기에 맞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정책과 아이디어들을 공유했다. 특히, ‘농촌 빈집은행’ 정책은 전국 7만 8천 95곳에 달하는 농어촌 빈집 중 60%를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정책은 빈집 소유자와 귀농·귀촌 희망자를 공적으로 연결하고 기관이 관리와 운영을 돕는 방식으로, 낯선 지역을 일일이 방문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높은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농촌은 더 이상 떠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돌아오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람회에 함께 참여한 정책기자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 마크 확인의 중요성, 혁신적인 스마트 농업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산업 연계 가능성이 주요 논의 사항으로 등장했다. 또한, 유기농·무농약 마크 사용 장려와 같은 친환경 농산물 홍보 노력, 그리고 꿀 등급제와 같은 품질 관리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국민 모두의 농업에 대한 작은 관심이 K-농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미래 농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