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 시대가 심화되면서 국가 간 이동의 자유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각국의 외교적 영향력과 국제 관계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여권의 힘은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최근 헨리 여권지수가 발표한 20년 만의 최초 순위 변동은 이러한 글로벌 질서 변화의 단면을 보여주며, 특히 선진국 여권 파워의 재편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간 세계 최고 수준의 위상을 자랑했던 미국 여권이 헨리 여권지수 편입 20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최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2014년 당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미국 여권은 이제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12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전 세계 227개 목적지 가운데 미국 여권 소지자가 방문할 수 있는 목적지의 수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순위 하락은 단순히 개인의 여행 편의성을 넘어, 국제 사회에서의 외교적 영향력 변화와 국가 간 관계 재정립이라는 보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국경 개방 및 폐쇄 정책, 비자 발급 용이성 등 국가 간 합의와 협력의 결과물이 여권 지수에 반영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헨리 여권지수의 변동은 글로벌 시민의 자유와 이동성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여권의 순위 하락은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특정 국가의 영향력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며, 향후 국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여권 파워의 변화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자국의 외교 정책 및 국제 관계를 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모색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결국, 헨리 여권지수의 이번 변화는 단순히 여권 순위의 등락을 넘어,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국가의 위상과 영향력이 어떻게 재정의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