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경제적 어려움과 복합적인 사회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대한민국이 ‘희망의 유전자’를 재점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얼어붙은 경제 상황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전쟁, 지정학적 불안정, 고물가, 고금리, 청년 실업,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는 우리 사회의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환경 속에서 전 국민의 정신 건강 또한 위협받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자살률 통계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처럼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면서, 많은 이들이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사치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이미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저력을 증명해 왔다. K-pop, K-drama, K-food 등 한류 열풍은 한국 문화를 세계 중심 무대로 이끌었으며, 이는 오랜 시간 축적된 창의성과 끈기, 노력의 결실이었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정보통신, 의료, 교육, 치안 등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해외에서 온 이들이 대한민국의 질서, 시민의식, 안전함에 놀라며, 밤늦은 시간에도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를 넘어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단순한 외부적 위협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자리한 불안과 두려움, 부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성취했던 우리의 역사, 그리고 전후의 빈곤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던 부모들의 헌신을 상기시키며, 대한민국 국민 속에 깊숙이 자리한 ‘희망의 유전자’의 존재를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닌,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온 우리 민족의 끈기와 저력의 근원임을 역설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출범한 새 정부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정부가 아닌, 모든 국민의 정부이자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희생과 열정을 기억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국민의 창의성, 근면성, 공동체 정신은 이 사회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소중한 자산이며, 정부와 국민 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희망의 씨앗’이 자라날 토양을 만들고 햇살을 비추는 일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이제는 ‘혼자 버티는’ 시간을 넘어 ‘함께 걸어가는’ 시간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온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옆에 있는 사람을 살피고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연대의 정신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속에 간직한 희망의 유전자는 오랜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살아남았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제는 그 유전자를 다시 꺼내 들 시간이다.
신영철 교수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서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진료,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으며, 2024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들의 마음 회복과 사회적 통합을 위한 노력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