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현재 AI 기술의 최전선에서는 대규모 GPU 인프라 구축 경쟁과 함께,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초지능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특정 국가나 기업이 AI 기술 패권을 장악하려는 ‘소버린 AI’를 넘어, AI 기술의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AI 반도체와 같은 기반 기술 확보를 넘어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한국 역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100만 장 이상의 GPU를 갖춘 슈퍼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AI 모델의 발전은 몇 개월 안에 선두 주자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으며, 대규모 사전 학습과 강화 학습을 통한 AI 지능 상향 경쟁이 인간을 넘어서는 초지능 구현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AI 분야의 선구자들과 일부 연구자들은 현재의 접근 방식에 한계를 지적하며, 딥마인드의 제프리 힌턴 교수, 오픈AI의 일리야 수츠케버 등이 참여하는 ‘안전 초지능 회사(SSI)’ 설립과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MSL) 설립 등은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방증이다. 특히, 알파고 개발에 기여한 데이비드 실버는 인간 데이터를 넘어 AI가 직접 세상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2017년 등장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가 혁신적인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와 오픈AI의 샘 알트먼 등은 2027년 또는 2030년경 인간을 넘는 수준의 AGI(인공 일반 지능) 또는 ASI(인공 초지능)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영국 총리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 AG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AI 실행 계획을 통해 AI 분야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며 자국 중심의 AI 기술 수출 의지를 밝힌 반면, 중국은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을 촉구하며 ‘함께 배를 타고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자국 기술을 중심으로 AI 패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한국은 현재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는 동시에 차세대 기술 연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AI 국가 전략 실행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조 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인 가운데, 이 중 1%라도 미래 AI 연구에 투자할 수 있다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가 육성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술 숙련 과정을 넘어선다.
초지능 연구를 위해서는 AI 전공자뿐만 아니라 철학자, 수학자, 언어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융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뇌과학자, 물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통합의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미래 가능성이 있는 여러 국가의 연구팀을 초빙하여 한국 국가 초지능 연구소에서 자유롭게 연구하게 하고, 그 결과를 인류 전체의 공공재로 제공하는 비전을 꿈꿀 수 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AI 파운드리(데이터 센터)를 제공하고, 한국인을 포함해 대학과 연구소에 있는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디지털 지능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이는 ‘소버린 AI’를 넘어, 미래 AI 기술을 선도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