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사회는 국가 이기주의 심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를, 중국은 ‘중국 우선주의(China First)’를 표방하며 자국 중심의 대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국익 증진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 역시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 정책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실용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국민의 권익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실용 외교안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 이념 중심의 외교가 국제사회를 편가르고 남북 관계를 악화시켰으며, 이는 결국 국민의 불안 증대와 해외 진출 기업 및 교민의 이익 침해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부조리를 시정하고 합리적인 외교를 시행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를 실현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국내 질서를 바로잡고 국민 통합을 이루며 외교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인재 육성, 첨단 기술 개발,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자주 국방의 각오로 자강력을 증진하고 국방력을 키워 정예 강군을 건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군 개혁을 통해 문민 통치를 확립하고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첨단 장비로 무장시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를 육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주 국방 정신으로 무장하고, 첨단 정찰 감시장비를 갖추며 작전 기획 및 지휘 능력을 신속히 배양해야 한다. 동시에, 한미 동맹을 견실하게 유지하고 대북 억지를 확고히 지키는 빈틈없는 국가 안보 태세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 하에 전작권을 국군이 행사해야 한다.
이러한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이재명 정부는 과거 대북 강경 일변도로 인해 단절된 남북 관계를 국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정상화해야 한다. 화해·협력 관계로 재정립하고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며,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가능하다면 호혜적으로 공동 성장하는 평화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외교적으로는 경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 4강국과의 관계를 최적화해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모색하는 동시에, 세계 질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며 재외국민과 동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전방위 실용 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전략 수행에는 많은 난관이 따를 것이다. 군과 검찰은 잘못을 성찰하고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한미 동맹을 발전시키고 자강력을 증진하며 확고한 국가 안보 태세를 갖추면서 전작권을 성공적으로 전환받아야 한다. 체제 경쟁에서 뒤처진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와 관계 정상화 요청에 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신뢰 구축 조치를 단계적으로 밟아가야 한다. ‘좋은 관계’로 직행하기 어렵다면, 일단 적대 관계 해소와 ‘나쁘지 않은 관계’부터 만들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또한, 북미 대화가 먼저 시작될 경우 한미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한미 동맹을 건실히 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구축에 대한 주변 강국들의 협력을 구축해 북한이 결국 대화와 화해를 거쳐 호혜적 협력에 호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한미 동맹 관계를 대외 전략의 주축으로 유지하고 첨단 기술 및 우주 동맹으로 발전시키면서, 개선된 자강력을 기반으로 미국의 동맹 관계 조정 요구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 하더라도 이에 순응하기보다는 21세기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 정신에 맞는 국제 및 지역 협력 공동체 구축을 함께 추구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은 유지하되 국익에 입각해 추진해야 하며, 한일 관계 역시 영토 및 과거사 문제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미래지향적으로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간 불편했던 한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등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완전히 회복하고, 비우호 관계로 전락한 한러 관계도 진출 기업들과 교민들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전쟁이 끝나는 대로 관계를 정상화하고 호혜적인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환경 등 신안보 의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견실히 증진하며 다양한 다자 협력 외교와 함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국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해외 교민과 동포 이익 증진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전방위 우호 협력을 도모하는 실용 외교야말로 국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는 한국의 대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