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해양은 단순한 지리적 특성을 넘어 경제의 근간이자 미래 생존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수산업, 해운물류,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해양오염, 해수면 상승과 같은 복합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바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 지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K-오션MOOC(한국형 온라인 해양 공개강좌)’다. 이는 정부의 평생교육 디지털 전환 정책과 맞물려 ‘ESG 경영 확산’이라는 거시적 트렌드 속에서 해양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오션MOOC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총괄 하에 한국해양재단이 플랫폼 운영 및 강좌 개발을 담당하며, 국민 누구나 무료로 바다의 역사, 과학, 산업, 문화, 진로 등을 배울 수 있는 공공 교육 인프라다. 2023년 처음 선보인 이 플랫폼은 2025년 들어 본격적인 개편과 강좌 확대를 통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해양 안보, 탄소 중립 등 국제 사회의 해양 중심 의제들이 급부상하면서 국민들의 학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전환 및 부산 이전 논의와 맞물려 온라인 학습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켰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신규 강좌를 대폭 확대하고 모바일 자막, 교안 다운로드, 재생 속도 조절 등 사용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단순한 교육 플랫폼을 넘어 국민이 해양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디지털 평생학습 채널로의 도약을 이루었다. 이는 ‘바다를 국민의 일상 속 교과서로 만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디지털 전환 정책을 선도하는 모범 사례로 기능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회원가입부터 수료까지 과정을 체험한 결과, K-오션MOOC는 그 접근성과 편의성을 입증했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 후 바로 강의에 접속할 수 있었으며, 새롭게 추가된 「해양 네트워크의 발전과 해양의 미래」(주경철 교수) 강의는 19세기 세계화 속 기술 발전이 해운 혁신을 이끌고 제국주의 팽창으로 바다가 ‘기회의 공간’에서 ‘패권의 전장’으로 변모했던 역사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 주경철 교수가 “바다는 인류의 연결이자 갈등의 무대였다”고 말하며 과거 제해권 경쟁을 통해 오늘날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바다’를 성찰하게 하는 인문학적 깊이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선 사유의 기회를 제공했다.
K-오션MOOC의 가장 큰 강점은 인문, 환경, 산업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강의 구성에 있다. 주경철 교수의 역사 강의 외에도, 「인류 생존의 열쇠, 극지 연구 이야기」(이원영 박사)에서는 기후 위기 속 해양의 역할을 극지 연구와 연결하여 지구 전체 기후 시스템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해양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다를 지키는 플라스틱 재활용」(김정빈 연구원) 강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ESG 실천 사례로 풀어내며 환경 보호가 생활 속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을 역설하고, 「수산 식품 명인이 들려주는 멸치액젓 이야기」(김헌목 명인)는 바다 자원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문화적, 과학적으로 조명하며 바다와 생활의 밀접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또한 「제주 해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이유정 연구자) 강의는 바다를 삶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이처럼 K-오션MOOC는 과학, 예술, 산업, 역사, 지역,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바다’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어 국민들이 여러 각도에서 바다를 읽고 사유할 수 있는 폭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K-오션MOOC는 단순한 교육 사이트를 넘어 국민과 정책을 잇는 공공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해양 지식을 습득하고 환경, 산업, 문화적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정부의 해양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이 플랫폼은 대한민국의 어느 곳에서든, 심지어 해외 체류 중에도 동일한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여 해양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을 완화한다. 특히 해양 쓰레기 저감, 해양 탄소 중립, 수산 자원 보전 등 정부의 핵심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강의들은 청년층에게는 해양 분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일반 국민에게는 바다를 둘러싼 국가 전략의 맥락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기후변화 시대에 바다를 이해하는 것은 곧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며, K-오션MOOC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공공 해양 교육의 보편적 진입로이자 해양 문해력 증진, 진로 탐색, 정책 체감도 향상을 동시에 견인하는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교육 기관 및 산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공공 교육 접근성 확대 및 ESG 가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