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ESG 경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문화 교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정부 간의 딱딱한 외교를 넘어, 국민 개개인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공공외교’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외교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제7회 공공외교주간’을 통해 국민들이 직접 공공외교를 체험하고 국제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올해 9월 8일부터 27일까지 KF 글로벌센터와 각 대사관, 서울광장 등에서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한국의 문화와 현장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 포럼, 전시, 공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공공외교주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지난 9월 22일 열린 ‘콜롬비아 스페셜티 커피의 놀라운 세계’ 워크숍은 한국과 콜롬비아 양국 국민이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교감하는 인상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직선거리 약 17,800km,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두 나라이지만, 한국의 높은 커피 소비량과 콜롬비아의 우수한 커피 생산 능력은 ‘커피’를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강력한 고리가 되었다. 본 워크숍에서는 알레한드로 주한 콜롬비아 대사가 콜롬비아 커피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콜롬비아 커피의 매력적인 여행지에 대해 설명하며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콜롬비아의 3개 산맥에서 화산재 토양 덕분에 일 년 내내 커피가 잘 자라며, 손으로 직접 수확하고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맛을 낸다는 설명은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선사했다.
특히, 커피 전문가 강병문 씨의 진행 아래 실제 커피 추출 과정을 시연하고 두 종류의 커피를 시음하는 순서는 참가자들이 콜롬비아 커피의 다채로운 풍미를 직접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었다. 각기 다른 원두 향과 맛에 대한 참가자들의 솔직한 감상과 딸과의 의견 교환은 커피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더욱 깊어진 유대감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커피 시음을 넘어, 문화를 공유하며 서로의 취향과 문화를 존중하는 공공외교의 실천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나아가, 워크숍은 커피 외에도 콜롬비아가 6·25 전쟁 당시 파병으로 한국을 도왔던 역사적 사실과 양국 간 무비자 체류 협정 등 긴밀한 관계를 상기시키며, 문화 교류를 넘어선 실질적인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지난 8월 29일 외교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민 참여형 공공외교 사업 확대와 신기술 활용 디지털 공공외교 강화 계획은 이러한 민간 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올해 여러 국제 행사를 치르고 있는 한국에서, 그리고 다가오는 APEC 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공공 외교의 역할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제7회 공공외교주간’은 정부만의 영역이 아닌, 국민 스스로가 공공외교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국제 사회와의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경험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외교의 의미를 되새기고 문화로 세상을 잇는 ‘공공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