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연예술계에서는 지역 문화 격차 해소와 예술가들의 자생력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하고 그 결실을 고르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산업적 관점에서의 필요성으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6년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은 이러한 거시적 트렌드에 부응하며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를 제시한다.
이번 지원사업은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의 공연예술 생태계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특히, 서울 외 지역의 공연단체와 공연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역 예술 현장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내달 25일까지 사업 참여자를 공모하며, 이는 다양한 기초예술 공연이 전국 각지에 안정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문예회관 등 공공 공연장과 민간 공연예술 작품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올해의 경우, 전국 177개 공연시설에서 203개 공연단체가 참여한 223개 작품을 지원했으며, 지난 8월 기준으로 134개 지역에서 714회의 공연이 열려 14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 기반의 공연들이 실질적인 관객과 만나고 있다는 증거이며, 예술가들에게는 창작 동력을, 지역민에게는 문화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년 사업의 신청 대상은 올해와 동일하게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 민간 공연단체, 제작 완료 후 유료로 상연된 공연작품, 그리고 서울 외 지역의 공공 공연시설이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내년 사업이 공연단체와 공연시설 모두에게 균형 잡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신청 과정에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의 수요를 동시에 반영하는 절차를 도입함으로써, 양측이 지원 한도와 예산 범위 안에서 서로를 선택하고, 이를 통해 사업비가 최종 지원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참여자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내년 공모는 참여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었다. 신청 요건을 충족하는 공연단체와 공연시설은 별도의 심의 과정 없이, 단체, 작품, 시설별 기준에 따라 총예산 범위 내에서 상호 선택한 공연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단체·작품·시설의 자격 요건을 검토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관리 및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실제 사업 운영은 공연시설과 공연단체 간의 공연 계약 체결을 통해 협의·운영된다.
또한, 신청 방식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의 ‘이(e)나라도움’ 대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새롭게 개발한 공연예술 전용 기업 간 플랫폼인 ‘공연예술유통 파트너(P:art:ner)’를 통해 신청받는다. 이 플랫폼은 공연단체와 공연장이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규모가 작거나 인지도가 낮은 신생 예술단체도 자신들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교섭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구분하여 공모했던 ‘유형1 사전매칭’과 ‘유형2 사후매칭’은 내년에는 통합 공모로 전환되어 절차가 간소화되며, 예산 잔여 발생 시에는 추가 공모도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은 우수한 기초예술 작품을 지역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연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민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사업 공모 구조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개편하여 더 많은 예술인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견인하며, 동종 업계의 타 기업들에게도 지역 사회와의 상생 및 문화적 책임 이행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