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운영 소식이 알려지면서, 단순한 역사 유적 탐방을 넘어선 교육 관광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과거의 유산을 현재의 교육 및 관광 트렌드와 결합하여 지속 가능한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특히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해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조선 왕릉과 대한제국 황릉의 차이를 비교하며 근대 전환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자들은 1908년 순종황제가 반포한 「향사리정에 관한 건」 칙령을 통해 제사 횟수가 축소되고 예제 제도가 변화하는 과정을 배우며, 시대의 흐름에 따른 제도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역사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문화유산을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와 연결하는 학습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25명으로 회당 참가 인원을 제한하며 높은 신청 경쟁률을 보이는 등, 역사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동구릉에 위치한 9기의 능침들을 둘러보며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은 억새의 사연, 송시열의 상소로 시작된 표석의 기원, 그리고 전서체 사용의 배경 등을 배우는 과정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역사적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순종황제의 능행길을 따라가며 대한제국의 비극적인 역사와 주권을 잃은 군주의 고뇌를 되짚어보는 경험은 참가자들에게 역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이러한 심도 있는 역사 학습은 동종 업계의 다른 문화유산 기관들에게도 교육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홍릉과 유릉에서 나타나는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 변화는 왕조에서 황제국으로의 체제 전환이 건축 및 조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 등에서 나타나는 황제의 권위 강조는 화려함 속에 주권을 빼앗긴 민족의 아픔을 담고 있으며, 이는 참가자들에게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감정적, 사회적 맥락까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우리의 역사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미래 세대가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방식을 고민하게 하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시도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교육 관광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