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가 제주의 숨겨진 매력을 재조명하며 지역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주는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한국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담고 있는 용머리해안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용머리해안은 제주 본토가 생성되기 훨씬 이전인 약 100만 년 전, 얕은 바다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화산체다. 수성화산 분출이 간헐적으로 여러 차례 일어나면서 형성된 이곳은 단층 지형과 화산재 퇴적층이 독특하게 어우러져 있어, 제주의 태곳적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파도에 깎여나간 화산체와 바다, 바람이 만들어낸 절경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역동적인 풍경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에게 압도적인 경외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지질학적 가치는 제주의 수많은 관광 자원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자연 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용머리해안의 지질학적 특징은 제주 특유의 음식 문화와도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척박한 화산 토양에서 자생하며 오랜 시간 제주 사람들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해 온 고사리는 용머리해안의 100만 년 역사를 잇는 또 다른 상징이다. 이 고사리를 돼지 육수와 메밀가루와 함께 푹 끓여 만든 고사리해장국은 제주의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온 제주 사람들의 소울푸드라 할 수 있다. 돼지를 가축으로 삼고, 남은 뼈로 육수를 내는 등 지역의 특성을 살린 음식 조리법은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식문화의 좋은 예시를 보여준다. ‘베지근하다’는 제주 사투리로 표현되는 이 국물의 깊고 담백한 맛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풍요로운 맛을 창조해낸 제주의 지혜를 담고 있다.
용머리해안과 고사리해장국은 제주라는 독특한 자연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로컬 콘텐츠는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으로 제주 지역의 이러한 고유한 가치들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는 한국 관광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