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립극단이 ‘365일 열려있는 극장’을 표방하며 선보이는 <한낮의 명동극>은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예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ESG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국립극단은 1950년 창단 이래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꾸준히 질 높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올해는 특히 ‘365일 열려있는 극장’이라는 비전 아래,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명동人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와 연극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립극단은 8월 2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정오, 명동예술극장 야외마당에서 <한낮의 명동극>을 선보이고 있다. 서커스, 인형극, 마임,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거리예술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면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특별한 문화적 휴식을 제공한다.
지난 8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이기도 했던 이날, 국립극단은 인형극 <곁에서> 공연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명동 거리를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멈추었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공연을 지켜보던 이들은 점차 이야기에 몰입했다. 무대에는 단 한 명의 연주자만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과 다양한 소품은 야외마당을 작은 극장으로 탈바꿈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림을 그리거나 가위로 가야금 현을 자르는 과감한 연출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연주자가 공연 도중 관객에게 말을 걸고 배역을 주는 등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관객들은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했다. 이는 단순한 수동적 관람이 아닌, 일상 속 짧지만 강렬한 예술 경험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한낮의 명동극>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거리예술 공연은 극장의 문턱을 낮추고, 평소 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직장인, 관광객, 혹은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까지 관객으로 흡수하며 예술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돕는다. 공연 시간은 작품별로 약 20~40분으로 구성되어 점심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용이하며, 별도의 예매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다만, 공연 중 폭우가 예보될 경우에는 공연 중단 또는 취소가 될 수 있다.
국립극단은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9월 24일과 10월 29일에도 특별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 누리집에서는 전국 각지의 문화공간에서 제공하는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할인 혜택, 국·공립시설의 무료 및 연장 개방 정보, 도서관의 ‘두배로 대출’ 등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만나는 작은 무대는 일상에 쉼표를 찍어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