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국은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인 성공을 발판 삼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정부 주도의 엘리트 외교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일상적인 교류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제7회 공공외교주간’은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국민 개개인이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공공외교’는 정부 간 외교와는 달리, 국민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다른 나라 국민들과 신뢰와 호감을 쌓는 외교를 의미한다. 이러한 공공외교를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인 ‘공공외교주간’은 외교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9월 8일부터 27일까지 KF 글로벌 센터, 각국 대사관, 서울광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의 공공외교 현장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워크숍, 포럼, 전시,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행사를 넘어, 국가 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국제사회 협력의 기반이 될 호감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공외교주간에서 눈여겨볼 만한 사례는 ‘콜롬비아 스페셜티 커피의 놀라운 세계’ 워크숍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콜롬비아와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발견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알레한드로 주한 콜롬비아 대사로부터 콜롬비아 커피의 역사, 재배 환경, 그리고 100% 아라비카 원두의 특징과 워시드 방식의 커피 제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한, 콜롬비아 커피 전문가인 강병문 씨는 직접 커피를 내리며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커피 제조 과정을 쉽고 친근하게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은 참가자들이 콜롬비아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도 커피라는 작은 씨앗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참가자들은 두 종류의 콜롬비아 커피를 시음하며 서로 다른 향과 맛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경험했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과 콜롬비아 간의 깊은 유대감을 재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대사는 콜롬비아가 6.25 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을 보내 도움을 준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 간의 끈끈한 관계를 강조했다. 또한, 무비자 협정을 통해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나라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은 이러한 친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워크숍 말미, 참가자들이 콜롬비아 전통 모자를 쓰고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은 물리적인 거리가 문화 교류와 상호 이해에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이미 외교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민 참여형 공공외교 사업을 확대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공공외교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곧 개최될 APEC 회의와 같은 국제 행사를 앞두고 민간 차원의 외교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제7회 공공외교주간’과 같은 행사는 국민 개개인이 공공외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외교는 더 이상 정부만의 영역이 아니며, 국민의 지지와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지속 가능한 외교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이번 공공외교주간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국민들이 스스로 공공외교의 의미를 깨닫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이를 통해 국제사회와의 끈끈하고 강력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