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화두인 인공지능(AI)은 방대한 데이터 없이는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 AI가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는 명제는 이제 단순한 비유를 넘어, AI 기술 도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근본적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전반에 걸쳐 AI 역량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로그(Log)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데이터 축적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는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스마트한 업무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박태웅 의장은 AI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의 주장은 ‘로그’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로그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 즉 사용자 로그인, 파일 삭제, 시스템 오류 등 다양한 사건들을 순서대로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로그는 웹사이트의 사용자 행동 패턴 분석, 서비스 속도 개선, 오류 감지 및 해결 등 시스템 운영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메뉴 사용 빈도를 파악하여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거나, 느린 로딩 시간을 개선하여 사용자 이탈을 막는 등 구체적인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박 의장은 “아주 많은 공공서비스 홈페이지들, 애플리케이션들에 로그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문제점을 제기한다. 로그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메뉴 배치 최적화, 서비스 속도 개선, 사용자 이탈 방지 등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AI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하여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I는 ‘일을 할수록 쌓이는’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통합 가능한 데이터가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는 AI 비서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하지만, 이러한 비전의 실현 역시 데이터 축적이라는 전제 위에 가능하다. 낮에 생성된 업무 데이터가 밤새 AI 비서에 의해 분석되고, 과거 유사 사례 탐색, 부서 간 시너지 제안, 회의록 기반 캘린더 연동 등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환경과 함께 ‘일을 할수록 저절로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즉, AI 전환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 클라우드 활용의 필요성 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더 스마트하게 일할 준비’가 동반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그가 없는 웹페이지를 아무리 오래 운영해도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 것처럼, 데이터 축적 없이는 AI 전환이라는 ‘하늘 위의 성’ 또한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