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인공지능(AI) 활용이 필수가 된 시대에,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선 ‘체질 개선’이 업계 전반에 요구되고 있다. 특히, 국민 생활과 직결된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로그 시스템’의 부재는 디지털 전환의 근본적인 걸림돌로 작용하며, 사용자 경험 저하와 비효율적인 행정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AI 전환은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로그가 없는 웹페이지를 일만 년을 운영한들 서비스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다.

‘로그(Log)’는 본래 선박의 항해 일지를 의미했지만, 현대 IT 시스템에서는 모든 이벤트와 활동을 기록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시스템 로그는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보를, 애플리케이션 로그는 특정 프로그램의 실행 기록을, 보안 로그는 사용자 계정 접근이나 권한 변경과 같은 보안 관련 사건을 담는다. 이러한 로그 데이터는 웹사이트의 메뉴 사용 빈도 파악, 페이지 로딩 시간 측정, 사용자 이탈 지점 분석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기초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의 메뉴 이용 패턴을 분석하여 자주 사용되는 메뉴를 상단에 배치하거나, 8초 이상 걸리는 페이지 로딩 시간을 즉시 수정하는 등의 사용자 중심적인 서비스 개선이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기본적인 로그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공 서비스 사이트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로그 기록이 부재하면 어떤 메뉴가 많이 사용되는지, 페이지 로딩 속도가 얼마나 느린지, 이용자가 어떤 단계에서 서비스를 포기하는지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못한 메뉴 배치, 느린 응답 속도로 인한 사용자 이탈, 예상치 못한 시스템 오류 방치 등 총체적인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들은 불편하고 답답한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AI는 데이터라는 연료를 통해 성장하며,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기계가 읽을 수 있고 통합 가능한 형태로 축적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만약 공공 서비스 현장에서 업무 처리 시 발생하는 모든 활동이 기록되고, 이 데이터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 관리된다면, AI는 강력한 업무 보조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무원들이 퇴근 후에도 AI 비서가 밤새 지난 업무 기록을 분석해 유사 사례를 찾아 제안하거나, 다른 부서의 관련 업무 추진 현황을 파악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회의록을 기반으로 할 일을 정리하고, 담당자, 중간 보고일, 관련 문서 등을 캘린더에 자동 표기하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를 맞아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스마트하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핵심에는 ‘일할수록 저절로 데이터가 쌓이는 시스템’, 즉 로그 기록이 바탕이 되는 데이터 축적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다. 박태웅 의장의 지적처럼, 로그가 없는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미래 지향적인 서비스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공공 서비스 분야의 적극적인 로그 시스템 도입과 데이터 기반의 업무 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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