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 간의 굳건한 협력을 재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82일 만에 성사된 이번 회담은 단순히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넘어, 양국 정상 간의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며 향후 동맹 관계의 미래를 조망하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동맹 강화’ 및 ‘국익 중심 실용 외교’라는 거시적인 트렌드 속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동맹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 중 하나는 한미 정상 간 개인적인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정상 외교를 중시하는 기조를 고려할 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굳건한 신뢰 구축은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 증진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었다. 이는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의 예상치 못한 만남 무산 이후,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배경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 개최된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이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트럼프 맞춤형 패키지’를 마련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기울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표하며 소인수 회담 모두 발언을 시작했고, 이는 딱딱할 수 있었던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취향과 정치적 성향을 고려한 선물 꾸러미는 그의 환심을 사는 데 효과적이었다. 특히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피스 메이커’ 및 ‘페이스 메이커’로서의 협력을 제안한 것은 ‘트럼프 맞춤형 패키지’의 백미였다. 이러한 노력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노련함과 결합되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코리아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며, 북한 문제를 다룸에 있어 우리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향후 북미 관계 개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국 소외 현상을 예방하고, ‘남북미 협상 2.0’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비핵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정상 간 신뢰와 유대감 형성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 소통 및 협력 증대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미 양국 간 협력 증대’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분야다. 우리 정부는 ▲한미 경제·통상의 안정화 ▲한미동맹의 현대화 ▲한미 간 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러한 목표 달성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과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지난달 말 합의된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비록 세부 내용에 대한 추가 협의가 남아있지만, 양국 정상이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며 향후 최종 합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미동맹의 현대화 측면에서도 양국 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 동맹의 발전 방향과 한국의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가 이루어졌으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국의 국방비 증액 등 한반도 방위를 위한 우리 군의 주도적 역할 확대를 천명한 것은 한미동맹의 미래형 전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며 미 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조선 및 원자력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협력 확대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HD현대와 서버렛스캐피탈(Cerberus Capital)은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강화, 조선소 현대화 및 선박 공동 건조를 위한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논의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스에너지(X-energy)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협력에 합의했다. 이 외에도 조선, 원자력, 항공, LNG, 핵심 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양측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모색되었다.
더불어, 한미 양국 대통령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은 향후 경제, 안보, 관세 등 제반 분야에 걸친 양국 간 협의를 관리하고 촉진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비서실장 간의 핫라인 구축은 양국 간 현안을 신속하게 다룰 수 있는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82일 만에 개최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의 이익을 공세적으로 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속에서 한미 정상 간 신뢰 및 유대감을 형성하고, 양국 간 협력 증대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적인 대외 정책이 야기하는 도전 과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향후 한미 관세 협상 및 한미동맹 현대화의 주요 내용에 우리의 이해관계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는지가 이재명 정부의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우리 정부의 치밀한 준비, 노련한 대응, 그리고 단호한 결정력을 바탕으로 보다 대등하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