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의 혁신이 산업 전반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과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수적인 요소로 요구하며,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 능력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별 서비스의 운영 효율성과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로그 시스템’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AI 전환을 한다는 것은 그저 AI를 도입하기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로그가 없는 웹페이지를 일만 년을 운영한들, 그 서비스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데이터의 근간이 되는 로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로그(Log)는 본래 항해일지를 뜻하는 ‘로그북’에서 유래했으며, 현대 IT 시스템에서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를 기록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로그인, 파일 삭제, 시스템 오류 발생 등 다양한 사건들이 순서대로 기록되며, 이를 통해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문제를 진단할 수 있다. 시스템 로그는 물론, 애플리케이션 로그, 보안 로그 등 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로그 데이터는 서비스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본적인 로그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는 점이다. 박 의장은 특히 “아주 많은 공공서비스 홈페이지들, 애플리케이션들에 로그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로그가 부재한 서비스는 어떤 메뉴가 사용자들에게 많이 이용되는지, 어떤 부분이 속도 저하를 유발하는지, 사용자들이 어떤 단계에서 이탈하는지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이는 곧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메뉴 배치나 성능 개선, 심지어는 서비스 전반의 만족도 향상이라는 기본적인 목표조차 달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3초 이상 로딩되는 웹사이트에서 40%의 사용자가 이탈한다는 통계는, 사소해 보이는 로그 데이터가 얼마나 치명적인 경영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방증한다.
AI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일이 하면 저절로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박 의장의 설명처럼, 공무원들이 AI 비서의 도움을 받아 업무 효율을 높이고, 회의록에서 도출된 과제들을 자동으로 캘린더에 등록하며 관련 문서들을 연동하는 등, 모든 업무 과정에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기계가 읽을 수 있으며 통합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 도입은 물론, 소프트웨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함께 ‘더 스마트하게 일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로그 시스템은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셈이다.
박태웅 의장의 지적은 단순히 기술 도입의 문제를 넘어,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과 공공 부문이 갖춰야 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로그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와 분석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는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