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국가적 과제 속에서 아버지의 육아 참여 증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100인의 아빠단’은 지난 15년간 대한민국 아빠 육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대표적인 커뮤니티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남성 육아 참여 활성화와 ‘함께육아’ 문화 확산을 목표로 시작된 이 사업은, 초기 100명의 초보 아빠들이 모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발대식을 가진 이래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100인의 아빠단’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층적인 활동을 통해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공동체 육아를 통해 아버지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며 ‘함께육아’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놀이, 교육, 건강, 일상, 관계 등 각 분야의 멘토들이 매주 과제를 게시하며,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지원은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며, 대한민국 아빠 육아 문화를 선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100인의 아빠단’은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발맞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2019년부터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지역별로 100명씩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확대되어 총 1700명이 활동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지자체와 인구보건복지협회 지역별 지회가 연계하여 사업을 추진하면서 더욱 구체화되었으며, 실제 육아를 전담하는 우수 아버지들이 멘토로 합류하면서 양육에 대한 아버지들의 공감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활동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2024년부터는 육아 전문가 멘토 5명이 새롭게 합류하며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였으며, 2025년 5월 15기 발대식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과거에는 초등학교 입학 시 ‘100인의 아빠단’ 활동이 어려워 아쉬움을 토로하는 아버지들이 많았으나, 올해부터는 활동 대상 연령이 초등 2학년(만 8세)까지 확장되면서 더 많은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러한 확대는 ‘100인의 아빠단’의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2019년 17개 지자체에서 1574명이 선발되었던 것에 비해 2024년에는 2023명이 선발되며 목표 인원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구 지역에서는 140명이 신청하며 작년보다 활동이 왕성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서울지회는 2.5:1의 높은 경쟁률 속에서 190명의 아버지를 선정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는 아동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0~5세 아동의 경우 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할수록 인지, 언어, 사회성 발달 수준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인의 아빠단’은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국가가 인정한 전문가 및 육아 달인 선배 아빠들과 함께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15기 선발에 아쉽게 탈락했더라도, ‘100인의 아빠단’은 4월 30일부터 시작된 첫 놀이 과제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전국 아빠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아빠 육아의 세상에 동참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 시대 아버지의 육아 참여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소중한 권리이자,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자문위원으로서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에서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통해 세 아이와 소통하는 아빠로 성장했으며, 아빠 육아와 남성 육아휴직 인식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