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접근성 확대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사회적 과제 중 하나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추는 것은 단순한 여가 활동 제공을 넘어, 문화적 소양 증진과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립극단이 명동예술극장 야외마당에서 선보이는 ‘한낮의 명동극’은 도심 속에서 예술을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문화 복지 확대에 기여하는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립극단은 8월 2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정오, 명동예술극장 야외마당에서 ‘한낮의 명동극’이라는 이름으로 거리예술 공연을 펼친다. 서커스, 인형극, 마임,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는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예술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문화적 휴식을 제공한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된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맞춰 공연을 선보이며,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지난 8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에 열린 인형극 <곁에서> 공연 현장은 이러한 취지를 실감하게 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명동 거리를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멈추었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지켜보던 이들은 점차 이야기에 몰입했다. 단 한 명의 연주자만으로도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과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야외마당을 작은 극장으로 만들었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가야금 현을 자르는 듯한 과감한 연출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더 나아가 연주자가 공연 도중 관객에게 말을 걸고 배역을 부여하는 등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관객들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일상 속 짧지만 강렬한 예술 경험을 선사했다. 아이들과 명동을 찾았다가 우연히 공연을 관람하게 된 한 관객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낮의 명동극’은 거리예술 공연이라는 형식을 통해 극장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층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시간을 내 극장을 방문하기 어려웠던 직장인, 관광객, 혹은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까지도 자연스럽게 공연을 즐기게 되면서 예술이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각 공연은 20~40분 내외로 구성되어 점심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며, 별도의 예매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국립극단은 ‘한낮의 명동극’ 외에도 ‘365일 열려있는 극장’을 표방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명동人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와 연극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마련하는 등 유·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있다. 이는 국립극단이 1950년 창단 이후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꾸준히 질 높은 작품을 선보여온 명성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한낮의 명동극’은 남은 일정 동안 9월 24일과 10월 29일 ‘문화가 있는 날’에 공연을 선보인다. 혹시 명동 방문이 어렵더라도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전국 각지의 문화공간에서 제공하는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할인 혜택, 국·공립시설의 무료 및 연장 개방 정보, 도서관의 ‘두배로 대출’ 등 다양한 문화 혜택 정보를 개별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국립극단의 ‘한낮의 명동극’은 도심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주며, 더 많은 시민들이 문화 예술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예술이 가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문화 복지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