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경북 경주가 단순한 국제 회의 개최지를 넘어 대한민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조망하는 역사적 무대로 발돋움한다.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 기업인, 기자단 등 2만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신라 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품은 경북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외교적 행사를 넘어, K-컬처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실질적인 경제 교류를 확대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평화와 번영의 APEC’이라는 기치 아래, 지역과 국가가 함께 도약하는 역사적 무대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관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통합과 평화, 경제적 연대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공존·공영을 향한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낼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김상철 APEC준비지원단장은 “2025년, 우리는 단지 회의를 여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내일을 여는 첫 문을 연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며, 경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대 최고의 APEC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거시적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철저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50여 차례의 현지 실사와 7차례의 준비위원회를 거쳐 기본계획을 확정했으며,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은 현재 로드맵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며, 9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치고 최종 행사를 위한 리허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숙박 시설 역시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며, 정상급이 머물 PRS(Presidential Suite) 리노베이션을 포함해 12개 호텔 35개 객실이 한국의 멋과 아늑함을 담은 세계적 수준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또한, 수준 높은 케이터링과 컨시어지 서비스, 숙박업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 강화를 통해 대표단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경주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약 7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4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경주엑스포 대공원 광장에 조성되는 경제전시장은 APEC 기간 동안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의 역사와 첨단 미래 산업을 선보이는 상징적 무대가 될 것이다. 대기업과 경북도 주력 산업 중견·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이 전시장에서는 ‘세일즈 코리아’, ‘세일즈 경북’을 위한 실질적인 기회가 마련된다. 투자 유치 설명회, 1:1 기업 미팅,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 미래 신산업 현장 시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문경 감홍사과’가 21개국 정상들에게 공식 납품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금관, 첨성대, K-POP 등 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문자사과’는 한국의 맛과 품격을 대표하며 전 세계 정상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는 단순한 농산물 납품을 넘어 ‘과일을 통한 문화 외교’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K-프리미엄 농산물의 미학과 기술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역할을 했다. 문경시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협력을 통해 추진된 이 사업은 경북 사과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해외 시장 판로 개척, 문자사과 기술을 활용한 수출용 프리미엄 과일 산업화 가능성, 그리고 문경시·경상북도의 농업 이미지 제고 및 관광 연계 시너지 창출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외교의 측면에서도 경주는 그 역사적, 문화적 저력을 십분 발휘할 기회를 맞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신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경주는 이번 APEC을 통해 K-컬처의 뿌리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라금관특별전’,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K-아트 특별전’, ‘보문단지 멀티미디어 아트쇼’, ‘한복 패션쇼’ 등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세계유산축전, 대릉원 미디어아트, 5한(한복, 한옥, 한글, 한식, 한지) 체험관, 확장현실(XR) 버스, K-POP 뮤직 페스타 등 최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은 세계인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를 통해 경주는 APEC 개최를 계기로 문화의 힘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K-컬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10대 글로벌 문화 도시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APEC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행사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경주는 APEC 개최 도시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MICE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프라,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며, 대한민국과 경북, 경주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