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장이 되었다. 2025년 10월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정상회의는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자유무역 질서의 변화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이 가져온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1세션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를 주재하며, “우리 모두는 국제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있다”고 진단하며 “협력과 연대만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해답”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개별 국가의 국익을 넘어서는 범지역적,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인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향하여’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기후 변화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기회를 포착해야 함을 역설했다. 이는 단순히 위기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경제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적 함의를 담고 있다.

참석한 APEC 회원국 정상들과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 국제통화기금(IMF) 게오르기에바 총재 등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경제적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상호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개별 국가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연대를 통해 경제적 안정과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한 이번 정상회의가 5년 전 채택된 APEC의 미래 청사진인 ‘푸트라자바야 비전 2040’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국제 경제 환경의 격변 속에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허심탄회한 토론과 건설적 논의를 기대했다. 이는 APEC의 장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회의 장소인 경주의 ‘화백’ 정신을 언급하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조화와 상생을 통해 번영을 이루어낸 신라의 역사를 강조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전례 없는 위기’라는 엄중한 현실 인식하에, 협력과 연대를 통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APEC 회원국들이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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