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은 인류 사회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평화와 안보의 영역에서도 전에 없던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하며 ‘인공지능(AI)과 국제평화·안보’라는 미래 안보의 핵심 화두를 전 세계에 제시한 것은 주목할 만한 행보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행사를 넘어, AI 시대의 안보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범을 제안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안보리 공개토의에서 ‘보이는 적’에서 ‘보이지 않는 적’으로 변화하는 안보 환경의 본질을 명확히 짚었다. 영토와 국경 중심의 전통적 군사안보가 물리적 위협에 초점을 맞췄다면, AI 시대에는 사이버 공간과 알고리즘을 통한 ‘보이지 않는 위협’이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허위정보의 무기화, 자율무기 시스템의 확산, 국가 간 사이버 공격의 일상화 등은 이미 기술적 이슈를 넘어 국제평화와 직결된 심각한 안보 문제로 부상했다. 한국이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AI 문제를 안보리 의제로 끌어올린 것은 미래 안보 거버넌스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국이 제시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은 현재 AI 발전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로 분석된다. AI 기술이 생산성을 고도로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소외된 계층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은 AI 거버넌스의 핵심 모순을 정확히 짚어낸다. 서구 선진국 주도의 논의가 기술적 우월성과 경제적 효율성에 치우쳤던 것과 달리, 한국이 제안하는 ‘AI 기본사회’ 개념은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계층에게 고르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포용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핵심으로 제시한다. 이는 AI 거버넌스에 ‘접근성’과 ‘형평성’이라는 새로운 축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며, AI를 민주주의 발전의 동력으로 인식하고 기술 발전과 민주적 참여의 선순환을 모색하려는 비전은 주목할 만하다.
더 나아가, 이번 안보리 공개토의는 AI를 기후변화, 지속가능발전과 연계한 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AI가 주도할 기술 혁신이 기후 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은 AI를 인류 공동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위치시킨다. 이러한 비전은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의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협력으로 구체화되었으며, 12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와의 MOU는 AI 발전과 환경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한국만의 독창적 모델을 보여준다. 핑크 회장이 한국의 AI 비전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한 것은 한국의 AI 비전이 국제적인 신뢰를 얻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무대에서의 활동은 한국의 AI 외교가 규범 제안, 자본 확보, 지역적 확산이라는 삼각 구조를 갖춘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엔총회와 안보리를 통한 글로벌 규범 제안, 블랙록과의 협력을 통한 실행 자본 확보, 그리고 경주 APEC에서 공개될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지역적 확산은 전통적인 정부 간 외교를 넘어선 ‘민관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아데바요 오군레시 GIP 회장 등 글로벌 금융 리더들의 동참은 한국의 AI 비전이 실현 가능한 구체적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술력에서 미국, 제조업 기반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한국은 ‘포용적 AI’와 ‘지속가능한 AI’라는 새로운 가치 중심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첨단 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이바지하는 ‘모두를 위한 AI’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하려는 한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부상한다면, 이는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미국-중국 양극 구조에 제3의 축을 형성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닐 것이다. ‘AI 뉴노멀(AI New Normal)’이라는 표현에는 한국이 추구하는 AI 거버넌스가 ‘예외적 이상’이 아니라 ‘보편적 표준’이 되어야 한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안보리 공개토의 주재는 한국이 더 이상 국제 규범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제안자’로 부상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AI라는 미래 기술 분야에서 한국만의 독창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키려는 시도는 한국 외교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두의 AI’ 선언은 AI 시대의 발전 패러다임이 소수 기술 강국 주도의 배타적 모델이 아닌, 모든 국가와 계층이 참여하는 포용적 모델이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술 발전의 혜택이 소수에게 집중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차원의 불안정을 경계하며, 기술의 독점이 아닌 공유와 협력에 있음을 세계에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비전이 실제 국제 규범으로 발전할지는 한국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에 달려있지만, AI 시대 글로벌 거버넌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안보리 공개토의는 이미 중요한 의미를 확보했으며, 한국이 ‘AI 룰메이커’로 부상할 역사적 기회가 열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