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인 간의 ‘사회적 거리감’이 팽배해지면서 낯선 것에 대한 혐오나 거부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고립감과 단절감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공동체 문화를 약화시키며, 개인들의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부터 ‘온기나눔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온기’는 사람의 체온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을 의미하며, 이는 촉감을 통한 직접적인 교감뿐만 아니라 태도와 행동을 통해 서로 인지될 수 있는 호혜적인 에너지다.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사회 문제 해결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이러한 ‘온기’는 캠페인이라는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온기나눔 캠페인’은 자원봉사, 자선사업, 기부운동 관련 기관들과 행정안전부가 협력하여 온기를 나누는 지속가능한 환경과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과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력 증진 네트워크 구축은 온기를 나누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실질적인 문제 해결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온기나눔 캠페인은 계절별, 절기별 행사 및 재난 발생 시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협력의 네트워크를 점차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볼런투어(Voluntour)’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사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볼런투어는 여행의 본질을 ‘장소’에서 ‘사람’과 ‘경험’으로 확장시킨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여행이 ‘몇 개 나라를 방문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대의 여행은 ‘어떤 새로운 경험과 발견이 있었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했고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고 있다.
볼런투어는 여행지의 선택 단계부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잠재력이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장소, 숨겨진 오지의 비경,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지역을 방문하는 여정은 지역에 대한 배려와 긍정적인 영향을 전제로 한다. 또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를 방문하여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나누는 여행 역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염두에 둔 볼런투어로 볼 수 있다.
특히 볼런투어의 핵심은 여행지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여행은 단순한 장소 탐방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와 연결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여행 전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단순한 스침이 아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순간들로 이어지며, 이는 여행자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서로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일방적인 도움이 아닌,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생각이 확장되는 ‘공진화(co-evolution)’의 과정으로서 여행자와 지역 주민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얻게 한다.
최근 산불 피해 지역과 같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위기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 회복 여행은 볼런투어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여행은 피해 지역 주민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서로의 온기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영덕군에서 진행된 진달래 심기 공원 만들기 프로젝트와 같이, 볼런투어 참가자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 손을 맞잡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은 지역과 개인을 다시 연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처럼 ‘온기나눔 캠페인’과 ‘볼런투어’는 멀어진 사회적 거리를 좁히고, 개인의 고립감을 해소하며, 지역 사회와의 긍정적인 연결을 강화하는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실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