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수익 창출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으로 전환되면서,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소상공인 분야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경기 변동과 예상치 못한 위기에 취약한 소상공인들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소상공인 회복 및 안전망 강화’를 위한 열 번째 간담회를 개최하고, 부실 위험 징후가 보이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통한 재기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이러한 거시적 흐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보였다.
이번에 발표된 ‘소상공인 회복 및 재기 지원방안’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패러다임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및 종합 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그동안 9차례에 걸쳐 소상공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물이다. 총 100건에 달하는 현장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여 74건의 과제를 정책에 반영했으며, 이 중 50건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원방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소상공인의 부실이 확대되기 전 선제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있다. 현재 대출을 이용 중인 300만 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부실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위험 신호가 감지될 경우 이를 즉시 알려주고 맞춤형 정책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이 협력하여 ‘위기징후 알람모형’을 운영하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경영 진단과 상황별 맞춤형 정책 안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잠재적 위험을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함으로써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를 예방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둘째, 다수의 정책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종합지원 강화를 통해 부실 및 폐업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는다. 기존에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재기지원 및 채무조정 관련 서비스들을 강화하여, 재기지원과 채무조정이 동시에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적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위원회 등과의 ‘금융·채무조정-복지-취업 시스템’과 중소벤처기업부의 ‘폐업·재기지원 시스템’을 연계하여 복합 지원을 확대하고, 재기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금융·채무조정 상담 및 금융 지원을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와 연계하여 제공한다. 또한, 재기 소상공인의 신속한 개인회생 및 파산 절차 진행을 위해 법원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셋째, 폐업 시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튼튼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폐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점포 철거비 지원 한도를 600만 원으로 높이고, 폐업 시 정책자금 일시 상환 유예 및 저금리 특례보증 지원을 통해 상환 부담을 완화한다. 또한, 산림치유 등 심리 회복 프로그램과 전문 심리 상담 지원을 확대하여 폐업 소상공인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고용노동부와의 협력을 통해 국민취업지원제도 연계를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과 협력하여 대규모 매칭데이를 추진하며 폐업 소상공인과 지역 중소기업 간의 채용 활성화를 지원한다. 폐업 후 취업 또는 근속 시에는 기존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 기간 연장 및 금리 인하를 통해 채무 부담을 완화한다. 재창업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재기사업화 지원 대상자 선별을 강화하고, 자부담 완화 및 재도전특별자금 지원 등을 통해 굳건한 재창업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자영업자 고용보험 활성화, 노란우산공제 기능 강화, 재난 피해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위험에 대비한 안전망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발표된 정책들이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소상공인들의 회복과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는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구축이라는 더 큰 사회적 흐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선제적 위험 관리와 촘촘한 안전망 구축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사회 전체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번 지원방안이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