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 즉 ‘싱글 노인’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변화를 넘어, 사회 구조 및 개인의 삶 전반에 걸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15만 2700명(전체 노인 인구의 18.4%)이었던 싱글 노인은 2024년 219만 6000명(전체 노인 인구의 22.1%)으로 10년 만에 무려 1.9배 증가했다. 이는 고령사회 선진국인 일본의 같은 기간 싱글 노인 증가율(1.4배)을 상회하는 수치로, 한국 사회가 싱글 노인 문제에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싱글 노인 증가는 복합적인 사회 현상의 결과로 분석된다. 부부의 사별, 중년 및 황혼이혼 후 재혼을 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아온 생애 미혼 등 세 가지 주요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누구라도 예외 없이 싱글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개인적 대비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더욱이 2036년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2045년에는 37%까지 치솟아 일본의 예측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은 싱글 노인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음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웨덴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를 포함한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에 달하며, 수도 스톡홀름은 60%에 육박한다. 이는 2023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 35.5%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스웨덴은 이코노미스트지 조사에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혼자 사는 삶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사회 시스템과 개인의 준비를 통해 얼마든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혼자 사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철저한 준비가 동반된다면, 고립이나 불행과는 거리가 먼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싱글 노후를 위해서는 ‘돈’, ‘건강’, ‘외로움’이라는 노후의 3대 불안 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 먼저, 경제적 안정을 위한 연금 및 보험 준비가 시급하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 제도를 통해 최저 생활비를 확보하고, 부족할 경우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남편 사망 시 아내의 노후 생활비를 위한 종신보험과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의료실비보험 가입은 필수적인 준비 사항이다.
경제적 대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고독력’, 즉 외로움에 견디는 능력 함양이다. 노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더라도 ‘고독’이라는 정서적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독력 강화는 고립된 생활과는 다르다.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주거 형태 또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된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우리나라 싱글 노인의 72%(65세 이상)가 여성이며, 70세 이상에서는 78%에 달한다는 점은 혼자 사는 노후가 여성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남편 중심의 노후 준비에서 벗어나, 아내가 혼자 남겨졌을 경우를 대비한 연금 및 보험 설계 등 여성 중심의 노후 대비가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일본에서 시행하는 3대 독립 가구 건축 시 세제 혜택이나 그룹 리빙, 공유 경제 활성화 사례는 가족 해체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생활을 모색하는 데 참고할 만한 실천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과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나 홀로 노후’를 고립과 불안의 시기가 아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시기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