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외교’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증대되는 현 산업 지형 속에서 국가 간 신뢰 구축 및 미래 지향적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현안 조율을 넘어, 양국 정상 간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상호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상대로 인정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에 대해 격의 없이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는 당초 우려되었던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경제 통상 문제에 있어서도 명확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원자력 협정 개정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정상 간 직접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일부 진전을 도출하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회담을 앞두고 일부에서는 미국 측의 의전 문제나 구체적인 동맹 현대화 내용 결여, 공식 발표문 부재 등을 지적하며 회담 성과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들은 당시의 외교적 맥락을 고려할 때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 도착 시 영접을 담당한 인사에 대한 문제는 사전에 양해가 있었던 사항이며,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성격을 고려할 때 의전 수준보다는 실질적인 회담 내용이 중요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대통령 숙소 문제 역시 워싱턴 D.C.의 블레어 하우스가 정기 보수 공사 중이었던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며,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미 시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 ‘역대급 홀대’라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번 정상회담은 ‘동맹 현대화’라는 미국의 요구와 대한민국 국익 수호라는 양국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며 국방비 증액 등을 압박했지만, 대한민국 이재명 정부는 철저한 준비와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한국군의 첨단 정예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대량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 자강력 증강을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요구를 유예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스마트한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로 칭하며 깊은 신뢰를 표명했고, 이는 향후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 발표문 부재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관세 관련 합의와 같이 당장 발표되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향후 협상을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국익을 지키기 위해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화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 회복 및 미래 지향적 상호협력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남북 관계 정상화 추진 등 다층적인 외교 과제를 균형감 있게 수행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27년 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미동맹, 한러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및 평화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번영 및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외교를 주창해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