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폭우의 빈도 증가는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20세기 동안 전 세계 평균기온이 0.74°C 상승하는 동안 한반도는 1.5°C 상승하는 등, 기후 환경 변화는 우리 삶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와 맞물려 자연재난은 더욱 대형화, 다양화, 복합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및 예방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2023년 오송 지하도 침수 참사에서 보듯,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었으며, 여름철 우기마다 반복되는 침수 사고는 사전 대비의 중요성을 절감케 한다.
이러한 재난 상황 속에서,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정상만 원장은 ‘한발 앞선 대응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한다. 오송 지하도 참사는 제방 붕괴 및 침수 위험 경고에 대한 실시간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분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호강 물이 지하차도까지 밀려오기 전까지 관련 기관들의 대응이 미흡했으며, 침수 위험 정보를 전달받고도 자체 대응이나 광역 지자체로의 신속한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그리고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광역 지자체 또한 관련 기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던 점은 시스템적 허점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둑이 터지기 1시간 40분 전, 굴삭기 작업 없이 삽질로만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수준의 임시제방 보강 공사는 재난 대비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임시 제방 보강 공사가 치밀했거나, 홍수 경보 발령 시 재난관리 책임 기관들이 지하 차도를 미리 통제했다면 사고는 방지 가능했으리라는 분석은, 유기적이고 신속한 행정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폭우의 일상화와 그로 인한 피해 가중이라는 현실에 직면하여, 재난 대응 및 대비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시화로 인한 인구 집중은 지하시설 활용도를 극대화시키면서 침수 취약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2050년 이후 전 세계 및 한국 인구의 67%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도심 침수에 대한 사전 대비는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도시 집중으로 인한 공간 부족은 교통, 주거, 전기 설비 등 핵심 시설물들이 침수에 취약한 지하 및 저지대에 설치되게 만들고 있으며, 펌프 시설 및 배전 시설의 지상화와 같은 침수 방지 시설 설비 또한 전반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개선 및 보강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풍수해 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 정부 차원의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사전 대책 수립 및 운영, 그리고 지자체 차원의 재난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또한, 재난관리 기관들은 침수 위험 예상 지역에 대한 예방, 대비,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하드웨어적 물 관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활용한 정보 전달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자연재해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한발 앞선 대응 시스템을 만들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미리 준비하면 안전할 수 있다는 지론은, 기후변화 시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