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ESG 경영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시가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협력하여 폐비닐 100% 자원화라는 혁신적인 모델을 추진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지자체와 민간 부문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원순환의 날’에 맞춰, 서울시는 지난 2025년 10월 28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김가네, 롯데리아, 버거킹, 배스킨라빈스, 땅스부대찌개 등 5개 프랜차이즈 업체와 ‘폐비닐 분리배출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으나, 폐비닐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는 인식과 낮은 재활용률로 인해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놓여 있었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폐비닐을 단순 폐기물이 아닌 귀중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협약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매우 실질적이다. 참여 매장 약 850여 곳에는 ‘우리 매장 비닐은 전용 봉투에!’라는 구호가 적힌 폐비닐 전용 봉투가 비치되며, 이곳에 유색 비닐봉지, 포장 비닐, 페트병 라벨, 에어캡, 양파망 등 다양한 폐비닐 품목들이 분리 배출된다. 기름이나 물이 묻어 있더라도 그대로 배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리배출의 문턱을 크게 낮춘다. 다만, 내용물은 비우고 고추장과 같은 소스가 묻은 비닐은 물로 헹궈 배출해야 하는 세심함이 요구된다. 서울시는 이렇게 수거된 폐비닐을 100% 자원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폐기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더 나아가, 서울시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향후 참여 매장을 1,000여 개 이상의 외식 프랜차이즈로 확대하고, 소상공인 매장까지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자원순환 문화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려는 장기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협약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우수 성과를 보인 매장에는 인센티브와 홍보 지원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또한, 전용 봉투 배포 및 회수 체계 운영, 재활용 품질 관리, 시민 홍보 캠페인 등 단계적인 추진 방침을 통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말처럼, 이번 업무협약은 단순한 분리배출 캠페인을 넘어 민관 협력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 및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깊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ESG 경영 실천의 선두 주자로 나서며, 동종 업계는 물론 다른 산업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폐비닐 100% 자원화라는 목표 달성은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재활용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가 펼쳐나갈 ‘폐비닐 없는 서울, 자원순환 선도도시’ 실현을 위한 노력은 국내 자원순환 경제 구축에 귀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