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원자력 발전의 경우,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투명하고 과학적인 안전성 평가와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내 원전의 수소 안전성 분석 프로그램의 신뢰성이 재확인된 이번 발표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경향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언론에서는 원전의 ‘수소폭발’ 평가 프로그램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국내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보도에서는 MAAP(맵)4 버전이 공간 전체의 수소 농도 ‘평균값’을 측정하는 반면, MAAP5 버전은 공간을 분할하여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안위가 지난해 중대사고 수소 분석에 MAAP4 버전을 사용하여 수소 밀집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은 MAAP4 버전의 분석 방식이 보도된 내용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MAAP4 버전은 격납건물 공간 전체의 평균 수소 농도를 단순히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격납건물 내부를 여러 개의 가상 공간으로 구분하여 공간별 수소 농도를 계산하며, 필요시 더 세밀하게 구분하여 분석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MAAP4의 분석 결과는 2022년 수소제거장치 성능검증 과정에서 APR1400 원전의 수소 거동을 다른 전산유체역학(CFD) 프로그램인 STAR-CCM+로 모사한 결과와 비교 분석되었으며, 두 프로그램의 결과가 유사하게 나타나 MAAP4 분석 결과의 유효성이 재확인되었다.

더욱이 MAAP 프로그램 자체는 중대사고 해석을 위해 미국 전력연구소가 1980년대에 개발하여 출시한 이후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활용되고 있는 검증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수소 안전성 분석에 있어서는 독일의 HDR 원전에서 실제로 실험하고 각 구역에서 측정된 수소 농도와 MAAP이 예측한 결과를 비교 검증한 바 있으며, 예측값과 실제 측정값이 유사하게 나타나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확인한 바 있다. 참고로 MAAP4 버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 등 해외 다른 원전에서도 수소 안전성 분석에 사용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단순히 특정 프로그램의 성능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국내 원전의 안전성 분석 체계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강화되는 ESG 경영 요구 속에서 원전 산업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이며, 향후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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